▶ 양자협상 전 경고사격…’EU, 보잉에 보복할라’ 글로벌경제 촉각
▶ 트럼프 “유럽과 진지하게 얘기할 때”…EU 대미흑자 급증에 심기불편

에어버스 A380 항공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보조금을 문제 삼아 유럽산 수입품에 부과한 보복관세의 일부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양자 무역협상을 앞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무역갈등이 이번 조치로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4일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에어버스 항공기에 부과하는 관세의 세율을 기존 10%에서 15%로 인상한다며 오는 3월 18일부터 이 조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직속 기관으로 미국의 통상정책을 기획하는 USTR의 이번 조치는 최근 WTO의 판결을 근거로 한 무역 보복이다.
WTO는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보고 미국이 EU 제품에 연간 75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난해 10월 승인했다.
이에 미국은 에어버스 항공기에 10% 관세, EU 회원국들에서 생산되는 와인, 위스키, 치즈, 올리브 등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USTR은 이날 항공기를 제외한 유럽산 제품에 대해서도 향후 "약간의 재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U가 이번 조처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관세율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EFE통신은 미국의 관세율 인상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 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주요 통상 상대국인 한국, 일본, 중국에 이어 EU와도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에 대한 디지털세 등을 둘러싸고 이미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위협을 주장하며 계속 검토하고 있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안을 두고도 신경이 곤두선 상황이다.
그 때문에 이번 조치로 양측의 긴장이 무역전쟁으로 번져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휴전에 안도하다가 중국 경제와 글로벌 공급사슬을 해치는 신종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만나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특히 EU는 미국의 항공사인 보잉을 상대로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한 WTO 승소 판정을 받은 만큼 향후 보복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EU는 미국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USTR의 이번 관세율 인상은 EU의 작년 대미흑자가 전년 대비 11%로 사상 최대폭을 기록해 백악관의 심기가 불편해진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무역적자를 자국 산업의 위축이자 일자리 훼손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으며 흑자를 보는 국가의 수입품의 가격경쟁력을 꺾는 관세율 인상을 대책으로 선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12년 넘게 유럽과 엄청난 적자가 있었다"라며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벽을 갖고 있다"고 지난 11일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유럽과 매우 진지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말해 EU와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EU 통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1천526억 유로(약 196조원)에 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에 있을 대선 전에 EU와 무역협상을 타결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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