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둔화세가 뚜렷했던 미국 제조업이 올 들어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

20일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등을 담당하는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은 2월 이 지역 연은 제조업지수가 36.7로 지난 1월(17.0)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10.0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되레 크게 상승했다. 이달 수치는 2017년 2월 이후 3년 만의 최고치다.

뉴욕연은이 내놓은 엠파이어스테이트제조업지수도 지난달 4.8에서 이달 12.9로 8.1포인트나 올랐다.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미국 내에서는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지수를 지역별 제조업 업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는다. 앞서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9로 전월의 47.8에 비해 상승했다.

CNBC는 “제조업이 미중 관세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지난해 하반기에 침체돼 있었다”며 “이들 지표가 (현 상태로) 유지된다면 제조업 문제는 끝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주력기종인 737맥스의 운항 및 생산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잉사가 관건이다. 이달 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보잉 사태에 따른 수출감소로 성장률이 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CNBC는 “보잉 때문에 제조업이 부활했다고 하기에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과의 무역마찰 가능성과 향후 미중 무역합의 이행 여부도 변수다. 중국은 2년간 공산품과 농산물 2,000억달러어치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하기로 했다.

이날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중국에 구매 약속을 지키라고 강제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해 여전히 우려가 남아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농산물만 해도 실제 약속보다 훨씬 적은 금액만 중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미 정부의 예측이다.

<뉴욕=김영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