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공기를 쐬러 집 밖으로 나갔다. 길 건너편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이웃이 내게 말을 건넨다. “가족, 친구, 이웃과 살을 부비며 힘든 시간을 겪어내던 전쟁의 시대와 이웃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떨어져 홀로 시간을 겪어내야 하는 지금 중 어떤 시간이 더 견디기 힘든지 모르겠어요.” 나도 모르겠다. 어떤 쪽이 더 힘든 건지. 전쟁과 전염병으로 인한 비극과 참혹함은 내 상상의 범위를 한참 벗어나있다.
이 시간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알 수 없다.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 계획을 짜고 대비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불확실하고 불안전한 상황 속에서 자꾸만 마음이 불편해지고 무거워진다. 쉬이 변할 것 같지 않아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진다.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정신을 차리고 주의를 세상에서부터 나에게로 돌려 스스로에게 숨을 고를 틈을 주는 것이 먼저다. 그 다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세밀하게 일상을 들여다봐야 한다. 삶이 지속되는 한 언제든 내가 선 자리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어려운 시간을 그 어떤 다른 존재가 아닌 사람으로 견디어 나갈 수 있게 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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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재 / 오클랜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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