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집에 갇혀 지낸 지가 3주가 넘었다. 새장에 갇힌 새, 철창 우리 속의 동물들보다는 훨씬 났겠지만 그들의 갑갑한 일상이 이런 심정일까?
오늘 아침 로마에 사는 딸이 한 동영상을 보내왔다. 64번 버스는 로마 중심의 기차역 테르미니에서 베드로 대성당으로 가는 노선으로 승객들이 가장 붐비는 라인인데, 그 64번 버스 운전수가 텅 빈 로마 거리를 운전해 가며 찍은 풍경이다. 그렇게 물결치듯 많은 관광객들과 더불어 활기찼던 거리가 이렇듯 죽은 듯이 침묵에 싸여있을 때가 역사상 있었을까?
작년 봄에 로마를 방문했을 때 테르미니 역에서 내려 버스들이 노선따라 죽 늘어서있는 광장을 지날 때 우리가 90번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은 그야말로 아우성치듯 온갖 호객행위로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옛날 우리가 살던 몬테 싸크로(Monte Sacro)행의 이 버스는 급행인데 사람들로 꽉 찼었다. 테르미니 역사는 얼마나 들고 나는 사람들로 붐비던지, 세상에, 살다가 로마가 이렇게 될 때가 있다니! 하긴 로마뿐이랴, 여기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을…
매일 저녁 7시에 뉴욕시민들이 자기 집에서, 발코니에서, 또는 아파트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 큰 박수를 치며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일선의 의료진들, 봉사자들 또한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에게 성원을 보내는 일에 내 소리도 보탠다. 합심해서 보내는 이 박수 소리가 하늘에 닿기를, 그리고 다시 평상으로 돌아오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
<홍성애 / 법정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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