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는 여성호르몬-암세포 연관, 재발 낮추려 보조항암치료 받을땐 일반 환자보다 골밀도 3배 이상↓
▶ 걷기·등산 등으로 하체근육 키워, 골다공증·근감소증 적극 예방을…칼슘·비타민D 보충제 섭취 도움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 중 65%가량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자극을 받아 암세포가 성장하는‘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환자다. 그래서 수술 후 재발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보조항암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병기(病期)가 0기인 조기 유방암 환자는 보조항암치료 없이 종양 크기 변화를 관찰한다. 나머지 환자는 종양 상태에 따라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항에스트로겐 약물(타목시펜)을 5년간 복용하거나 △흔히 항암치료라고 하는 화학요법(3~6개월)만 받거나 △화학요법 후 5년간 타목시펜을 복용하거나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난소의 기능을 억제하는 주사제(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와 타목시펜 복용을 병행한다.
그런데 항암치료만 받는 55세 이하 여성은 보조항암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항암치료 후 타목시펜 복용군, 난소억제주사제와 타목시펜 복용 병행군보다 골밀도 악화 정도가 심해 뼈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지난 2006~2010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19~55세(평균 44.7세) 여성 910명을 5개 군으로 나눠 요추(허리뼈)와 대퇴골(넓적다리뼈)의 골밀도 변화를 5년 동안 비교분석했다.
■타목시펜 병용 땐 골손실 덜해
골밀도 감소폭은 보조항암치료 시작 후 1년이 가장 크고 이후에는 감소폭이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조항암치료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월경이 멈추는데, 환자들은 난소가 아직 젊어 치료 후 대개 1년이 지나자 차츰 월경이 돌아왔다. 월경을 한다는 것은 골 형성에 도움을 주는 에스트로겐이 분비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보조항암치료군 가운데 1년 만에 골밀도가 가장 악화된 것은 화학요법군이었다. 보조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과 타목시펜 복용군의 골밀도가 0.03g/㎠가량 감소한 것에 비해 화학요법군의 골밀도는 3배 이상 되는 0.1g/㎠만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요법 후 타목시펜 복용군과 난소억제주사제·타목시펜 병용군도 보조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이나 타목시펜만 복용한 군에 비해 골밀도 손실이 컸다. 이 경향은 5년의 치료 동안 유지됐다.
화학요법 후 타목시펜 복용군이 화학요법만 받은 환자에 비해 골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화학요법이 뼈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타목시펜이 완화시켜준 덕분이다.
김 교수는 “타목시펜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암세포가 이 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면서도 특이하게 뼈를 튼튼하게 하고 자궁내막을 증식시키는 등 우리 몸의 어디에선가는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도 보조항암요법 과정에서 골밀도가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항암치료 등 보조항암치료 기간부터 뼈건강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뼈건강을 위해서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고, 야외에서 햇볕을 쬐며 걷기운동 등을 해 피부에서 비타민D 합성이 이뤄지고 뼈에 하중을 줘 골밀도 향상을 자극하는 게 도움이 된다”며 “그것으로 부족하면 칼슘과 비타민D 보충제를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허벅지 근육량 늘리면 골다공증 위험도 감소
골다공증이나 그 전 단계인 골감소증이 있는 폐경 후 여성(평균 58.4세) 중 50%는 골다공증, 22%는 근감소증, 14%는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8%는 비척추골절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팔다리, 특히 허벅지 근육량이 많은 폐경기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넓적다리뼈(대퇴골) 등의 골밀도가 높아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도가 낮다는 분석도 있다. 폐경 후 여성의 팔다리 근육량이 1㎏ 많으면 넓적다리뼈의 골다공증 위험도가 26% 감소한다는 게 골자다.
이승훈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뼈가 근육에 많이 둘러싸여 있을수록 골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40세 이상 여성이라면 걷기, 등산, 자전거 타기, 스쿼트 등 하체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을 적극적으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14만여명에서 지난해 19만6,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신규 환자도 연간 2만명을 웃돈다. 폐경 후 많이 발생하는 서구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50%가량이 폐경 전에 발생한다. 40대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도 전체의 31%나 된다. 과거에 비해서는 젊은 여성, 폐경 전 여성의 비중이 줄고 있지만 서구 국가보다 2배 이상 높다.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2%로 높은 편이다. 조기 발견이 많아지고 치료법도 발전한 덕분이다. 다만 유방암은 치료 10년 후에도 재발될 가능성이 25%에 이른다. 한 번 유방암에 걸린 환자는 반대편 유방 등에 추가 암 발병 위험이 높다. 유방 림프절, 뇌, 뼈, 폐, 간 등에 전이돼 재발하기도 한다.
채병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따라서 치료 후 5년간은 4~6개월에 한 번 유방촬영검사를 받고 그 뒤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주치의를 방문해 필요에 따라 관련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채 교수는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술·담배를 끊고, 삼겹살, 꽃등심, 유지방 아이스크림 등 동물성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줄이고, 암 위험도를 높이는 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 식습관 조절과 운동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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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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