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나 좀 이상해.”
그는 기침이 몹시 나고 설사를 한다고 호소했다. 불과 열흘 전의 전화통화다.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그는 주치의가 없다고 했다. 그럼 911에 전화해보라고 했다.
“알았어, 형.” 우리는 이렇게 전화를 끊었다.
어저께 그의 여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틀 전에 방에서 운명한 채 발견되었다는 흐느낌과 함께... 멀쩡하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고 믿어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은 재앙이다. 인간과 인간의 사회적 구조를 송두리째 뒤엎어버리는 어쩌면 저주일 수도 있다.
위기감에 노출된 이기심, 사회적 거리두기에 점점 익숙해지는 서글픔, 경제적인 박탈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우리 모두를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나는 믿고 싶다. 아직도 위험을 무릅쓰고 이 전쟁의 최전방에서 우리의 생명을 지키려고 희생하는 숭고함이나 힘없고 약한 이웃들을 돕는 박애감을 지닌 따뜻한 마음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이 곤경 또한 이겨낼 것이며 나아가 인류 역사의 위대한 승리로 기록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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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묵 /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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