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과 차량의 행렬이 끊어진 텅 빈 거리를 다람쥐와 길고양이들이 한가롭게 나다니고 있다. 마켓 입구에서는 마스크를 쓴 안내원이 손님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점검하면서 1회용 비닐장갑을 나눠주고 있다. 매장 바닥에는 빨간 테입으로 동선이 표시되어있고 쌀과 물과 커피와 화장지가 놓여있어야 할 선반은 텅 비어있다. 손님과 캐시어 사이는 유리벽으로 막혀있고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캐시어는 의사들이 쓰는 플라스틱 커버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너무나 생소하고 비현실적이어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이런 비현실같은 현실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자고 나면 누구누구가 걸렸다, 누가 죽었다 하는 흉흉한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국가별, 도시별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매일 매시간 방송되고 있으나 유증상자에 대한 전수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무증상 감염자도 많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인류는 언제나 이 팬데믹 공포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밝은 세계로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아무도 위기의 끝이 어딘지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이러스 공포가 사라진 후에도 세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채수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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