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팁-협심증
당뇨병·고혈압 등 고위험군은 의심증상 땐 즉시 검사 받아야
▶ 초반엔 증상에 맞는 약물 복용, 효과 없다면 ‘스텐트 시술’로

운동할 때 가슴 통증을 느끼는 중년 남성이 심전도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세브란스 병원]
등산을 즐기는 56세 남성 김모씨는 얼마 전부터 계단이나 산에 오를 때 앞가슴이 뻐근하면서 약한 통증을 느낀다. 잠시 쉬면 괜찮아져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한 달이 지나자 하루 2~3차례 통증이 발생하는가 하면 쉬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더니 심장근육에 혈액을 전달하는 3개의 주요 관상동맥(심장동맥) 중 2개의 여러 부위가 95% 이상 좁아져 있었다.‘불안정형 협심증’이라는 진단과 함께 좁아진 혈관을 스텐트(금속망)로 넓혀주는 시술을 받았다.
관상동맥에 지방이 쌓여 좁아지면 심장근육이 혈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같은 협심증 증상이 나타난다. 안정형과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구분되는데 안정형은 격렬한 운동이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난다.
혈관이 더 좁아지거나 콜레스테롤 같은 기름기와 각종 노폐물이 엉겨붙으면 혈관 내부에 있는 동맥경화반이 파열될 수 있다. 안정 시에도 가슴 통증이 발생하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통증 강도가 심해진다. 10~20초 정도였던 통증 시간이 몇 분씩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대개 불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할 수 있다.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근경색으로 진행되면 참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하고 지속시간이 길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협심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지난 2015년 59만여명에서 2019년 68만여명(남성 40만여명, 여성 28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운동할 때 호흡이 가쁘고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고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한다. 통증의 양상도 환자에 따라 ‘가슴이 타는 듯하다’ ‘심하게 숨이 차 헐떡거린다’ ‘뻐근하다’ ‘따갑다’ 등 다양하다. 위염·위궤양·역류성식도염일 때 느껴지는 통증과 비슷한 경우도 흔하다. 노인은 대부분 통증보다는 숨이 차다고 느낀다.
운동할 때 통증이 생겼다가 잠시 쉬면 통증이 사라지거나, 통증 지속시간이 수분 정도로 비교적 짧고 니트로글리세린(혈관확장제) 복용 시 증상이 사라지면 관상동맥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당뇨병·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고혈압·비만·60세 이상의 고령·흡연·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눈에 띄는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주의를 기울이고 의심 증상이 생기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협심증은 증상과 상황·원인·정해진 원칙에 따라 검사방법을 선택한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에 따라 엑스레이나 심전도검사,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초음파, 핵의학검사, 운동부하검사 등 비침습적검사를 한다. 관상동맥조영술은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고위험군 소견이 있을 때 시행한다.
협심증은 우선 약물치료를 한다. 피를 묽게 해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 동맥경화의 진행을 막고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스타틴계 약물, 통증을 조절하는 협심증 약물 등을 복용한다.
고혈압·당뇨가 있으면 그에 적합한 약을 쓴다. 평생 협심증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약물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평생 먹어도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증상의 유무와 진행에 따라 약물의 개수와 용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약물치료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한다. 약물 코팅 스텐트의 개발로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재협착률은 5%를 밑돈다. 스텐트 재질과 시술 기법의 발전으로 부작용이 줄고 시술 당일 퇴원할 수 있다.
협심증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운동과 바른 식습관이다. 다만 심한 통증이 있는데도 이 방법만 고집하는 것은 위험하다. 병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상황·위험도에 따른 심장전문의의 판단에 따르는 게 좋다.
건강상식 :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차이점협심증은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좁아져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가만히 있거나 일상생활을 할 땐 괜찮지만, 운동처럼 심장 근육이 일을 많이 할 때 가슴 통증이 나타난다. 심근경색은 동맥경화로 좁아진 부위가 갑자기 폭발하듯 갈라지거나 터지면서, 혈관 내에 혈전(피떡)이 순간적으로 만들어져 기존에 있던 협착증 부위를 완전히 막아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상태다. 두 질환 모두 동맥경화가 원인이지만, 혈관이 단순히 좁아졌는지 완전히 막혔는지 차이가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 중 1개 이상이 막혀 심장 근육 전체 혹은 일부분에 혈액 공급이 느려지거나 중단돼 심장 근육 일부분이 죽는 심근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미국 심장협회에서 알려주는 전조증상으로는 ▲가슴통증 ▲가벼운 두통, 메스꺼움, 구토 ▲턱이나 목, 허리통증 ▲팔 또는 어깨 통증이나 불편감 ▲호흡곤란 등이다.
대표적인 가슴통증 증상은 가슴 한 가운데나 약간 왼쪽이 아프다고 환자는 호소하는데, 가슴을 막 쥐어짜는 듯 하거나, 심장을 막 쥐고 흔드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한쪽 팔 또는 양팔이 아프거나 허리통증, 목이나 턱이 아프다고 하거나 식은땀이 나기도 하며, 구역질, 가벼운 두통 등이 발생한다. 가슴통증은 몇 분간 나타났다가 괜찮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하며, 호흡곤란과 함께 30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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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극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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