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몰려들자 한때 지하 벙커로 피신했다.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지난달 29일 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백악관 출입문 바로 앞까지 진출하자 트럼프 대통령을 약 1시간 동안 지하 벙커로 대피시켰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이 지난달 31일 전했다. 백악관 경호팀과 경찰이 시위대를 통제하는 데 실패하면서 바로 옆 재무부 바리케이드까지 뚫리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고 한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와 아들 배런이 함께 피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불안감 때문에 이튿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에도 가지 않았다. NYT는 폭력 시위가 계속되자 “백악관이 지난달 31일 외부로 나오는 거의 모든 조명등을 끈 상태로 암흑 속에 있었다”고 전했다.
뉴욕 맨하탄에서는 이날 항의시위에 참가했던 뉴욕 시장의 딸 키아라 드블라지오가 불법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가 풀려나는 일도 있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키아라는 도로를 비우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했다가 체포됐다. 그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다. 그는 아버지인 드블라지오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대에 “집에 갈 시간”이라고 촉구하기 한 시간쯤 전에 체포됐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트위터로 “나는 그들(흑인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들의 일상에 인종차별이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알고 있다”며 시위대의 분노에 공감을 표했다.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경찰들이 동참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날 퀸즈에서 열린 시위 때 뉴욕경찰(NYPD) 소속 경찰관들이 시위대와 함께 한쪽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됐다. 영상을 보면 이들 경찰은 행진하는 시위대 앞에 무릎을 먼저 꿇고 있었다. 이후 시위대 한복판으로 들어온 경찰관은 시위대가 그간 경찰에 의해 억울하게 사망한 흑인들의 이름을 연명하는 내내 무릎 꿇기 자세를 유지했다. 영상을 올린 알리아 에이브러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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