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로 비즈니스 봉쇄령이 내려진 지 벌써 석달이다. 세탁업은 필수업종에 속해 문은 열어놓고 있으나 손님 얼굴은 하루 두세명 보기도 힘들다. 무료함을 달래려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사랑의 불시착(Crash Landing on You)’이라는 한국 TV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마디로 문화적 충격이었다. ‘여로’, ‘수사반장’ 등 1970년대 TV드라마에서 멈춰서 있던 나의 한국 드라마관은 이 한편의 연속극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어쩌면 배우들이 그렇게 야무지고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하는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의 줄거리도 재미있거니와 촬영 장소 선정에서 소품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한국 드라마는 한편 한편이 예술이었다. 얼마 전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러 부문의 상을 휩쓴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다른 정치체제와 사회환경에서 살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북남남녀라는 색다른 테마도 재미있지만 여러 조연배우들의 개성 있고 감칠맛 나는 연기도 극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어찌나 눈물샘을 자극하는지 티슈를 박스째 갖다놓고 눈물을 닦아야했다. 완전히 몰입되어 ‘빈지와칭(Binge Watching-폭풍시청)’을 하면서 넷플릭스의 안내 화면이 왜 온통 한국 드라마들로 도배되어있다시피 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넓게, 더 깊숙이 세계인들의 안방을 점령하고 있다. 드라마든 음악이든 스포츠든 한류는 알게 모르게 코비드-19 팬데믹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세계인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채수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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