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인 크리스씨 타계 알리지 않았는데 조의금 모이자 전종준 변호사, 장학금으로

지난달 비엔나 자택 뒤뜰에서 6월의 여름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전종준 변호사·크리스 씨 부부.
버지니아 비엔나에 거주하는 전종준 워싱턴 로펌 대표 변호사는 약 2주전에 35년을 함께 동고동락해 온 아내 크리스 챔버스-전씨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약 3년 전 희귀 피부암(Ocular Melanoma)이 눈에 생겼다가 후에 간으로 전이돼 투병해 오다 지난 8일 62세를 일기로 세상과 작별했다. 아직까지 현대의학에서 치료 불가능한 암이었다.
크리스씨는 남편인 전 변호사와 두 아들(벤자민, 제이슨)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10일 메릴랜드 온리에 있는 공원묘지에 안장돼 영면에 들었다.
장례가 끝날 때까지 전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두 힘든 상황에서 폐가 될까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내의 부고조차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알음알음으로 비보를 듣게 된 지인들, 교우들이 위로조문카드와 묘지에 갈 때 꽃이라도 사갖고 가라고 조의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아내가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아 아직도 부재(不在)가 실감 나지 않지만 아내를 위해 뭔가 뜻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인이 떠난 후 채 10일도 되지 않았는데 1만 4천달러가 훌쩍 넘는 조의금이 모였다.
전 변호사는 “주위의 많은 분들께서 아내의 친절함과 밝은 미소, 그리고 가정과 사회에 대한 헌신과 선한 영향력 등을 잊을 수 없다, 추모 장학금이라도 설립되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면서 “두 아들과 상의를 거쳐 조의금 전액으로 ‘크리스 전(Chris Chambers-Chun) 추모 장학금’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고펀드미(gofundme) 웹사이트에서 기금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장학금은 부인이 성경공부 리더 및 장례위원 등으로 봉사했던 비엔나 장로교회(Vienna Presbyterian Church)와 마지막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여러 해 동안 자원봉사한 비엔나에 있는 패트릭 헨리 공립 도서관(Patrick Henry Library)에 1만달러씩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교회장학금은 교회에서 인턴을 하는 신학생이나 신학교 지망생에게, 도서관 장학금은 이 도서관에서 인턴을 하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에게 수여돼 도서관의 의미와 가치, 자원봉사의 소중함을 알려줄 예정이다.
전 변호사는 20일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나는 천국가서 괜찮을텐데, 여기 남아 있는 당신이 걱정 된다’고 말한 것이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며 “부부의 연을 맺어 35년을 함께 한 사람인데 지금도 어디선가 환하게 웃으며 들어올 것만 같다.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과 미안함만 생각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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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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