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2의 금융허브 시카고에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은행이 문을 열 예정이다.
31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미국내 유일한 여성 전용 은행이 될 '퍼스트 위민스 뱅크'(FWB) 설립을 최근 조건부로 승인했다.
은행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된 메리앤 마코위츠(54)는 FDIC의 설립 승인에 대해 "중요한 이정표다. FDIC가 우리 구성한 경영진과 독창적 전략, 차별화된 미션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반색했다.
공동 설립자인 시카고 지역의 여성 경제인 리사 코닉, 멜리사 와이든, 에이미 페이히는 "여성 사업가들은 남성에 비해 대출 받기가 훨씬 더 어렵다"면서 "어떻게 하면 기회를 늘릴 수 있을까 궁리하다 여성을 주고객으로 하는 은행을 직접 세우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설립 자본금 5천만 달러를 조성 중이며,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카고 레스토랑 사업체 'DMK 그룹' 공동 소유주인 코닉은 "미국에 여성을 주고객으로 하는 은행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기존 은행이 채워줄 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은행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닉은 최고경험책임자(CXO)를 맡을 예정이며, JP모건 체이스에서 29년간 일한 페이히는 이사회 의장, 변호사 출신 와이든은 최고관리책임자(CAO) 직책을 안았다.
CEO 내정자 마코위츠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소기업청(SBA) 중서부 디렉터를 거쳐 중소기업청장 대행을 지냈다. 그는 "SBA에서 일하며 성별에 따른 대출 기회 격차에 대해 잘 알게 됐다"면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은행이다. 은행이 실제 여성 경제인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19 보고서를 인용, 미국의 3천여 소규모 사업체 가운데 약 42%가 여성 소유라고 전했다.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여성 소유 사업체는 21% 증가했고 특히 유색인종 여성들이 성장을 주도했다. 보고서는 2019년 기준 여성 소유 사업체의 절반 가량이 유색인종 소유라고 밝혔다.
마코위츠는 "그런 사업체들이 바로 FWB의 타깃"이라며 "미용실·어린이집·경리업무 대행업체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FWB는 시카고에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 들어서는 신설 금융기관으로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은행 업무와 함께 중소기업에 자금 조달 방법 및 성평등 촉진 기회를 제공하고 전략적 파트너십과 포용을 장려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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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공중화장실도 아니고, 은행에 웬 남녀구별? 과연 시카고 답다.
돈은 성별을 구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