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가정 내 불화와 폭력, 살해와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오렌지카운티에서 아버지가 초등학생 쌍둥이 두 딸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자살한 충격적 사건에 이어, 8일 LA 한인타운에서 형부가 처제를 총으로 쏘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고, 바로 며칠 후 타운의 한 아파트에서 히스패닉 남성이 여성에게 총격을 가하고 자살했다. 지난 7월에도 아케디아에서 70대 한인 남성이 60대 아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8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사람들을 정서적 위기와 극단적 심리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번아웃’ 등 팬데믹 피로감이 쌓여가면서 개인 정신건강이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사회생활 단절의 고립감과 우울증,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 가족 사이의 갈등, 감염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미군의 복무 중 자살 건수가 팬데믹 이후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 해외에서도 유럽, 호주, 일본, 한국에서 자살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흐름 가운데 미국인들의 총기 구입이 늘어난 것은 심각한 우려를 더한다. UC 데이비스의 조사 결과 코로나 팬데믹 시작 이후 첫 5개월 동안 가주 주민 11만여 명이 총기를 구입했는데 이중 43%는 처음으로 총기를 구매하는 주민들이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총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장전시켜 가까운 곳에 둔다고 대답한 것이다. 집안에 총기가 있으면 안전 문제와 함께 분쟁이 생길 때 극단적인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모든 가정에는 갈등과 불화가 있다. 가족 간 참극의 예방은 관심과 배려, 대화와 이해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일찍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서로 노력함으로써 사소한 갈등이 참혹한 결과를 낳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가족의 관심은 물론 커뮤니티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한인 봉사단체들은 팬데믹 기간 중 정신건강 상담과 자살예방 핫라인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인생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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