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버스를 몰고나간 운전기사는 며칠 후에 플로리다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빈 버스를 몰고 뉴욕에서 플로리다까지 내려왔는지 물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공허감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같은 차고에서 출발해서 같은 곳에 정차하고 같은 시각에 퇴근하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이 싫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한 번 엉뚱한 코스를 밟아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이 얘기를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버스회사 사장은 그를 당장 파면시키려 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주민들이 운전기사의 엉뚱한 행동에 환호하면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하는 수 없이 사장은 파면대신 시말서 한 장만 받고 문제를 수습했다.“(롤로 메이의 ‘자아를 잃어버린 현대인’중에서)
공허감 혹은 권태는 이 운전기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늘날 다수의 현대인들이 직면한 삶의 문제이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란 말이 유행이다.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을 때 느끼는 공허감과 불안심리를 ‘노모포비아’라고 한다.
인터넷 보안전문업체 시큐어엔보이(SecurEnvoy)는 최근 영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66퍼센트가 노모포비아를 겪고 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영국인이 그 정도라면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한국인은 더 높은 수치일 것이다. 하루 중 단 30분도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주의력결핍장애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야할 인간 내면의 가치와 자아정체성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다.
바쁜 중에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멈춤의 시간을 가져라. 소란하고 분주한 디지털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라. 오래된 느린 도구를 사용해 보거나 생소한 아날로그의 삶을 즐겨보라.
미셀 푸코는 말했다. “컴퓨터를 꺼라. 휴대전화마저 꺼라. 그러면 가까운 주변에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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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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