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마켓 “유사시 출입구 봉쇄·영업 단축 고려”
▶ 자극적 행동 자제 분위기… 식당, 영업 못할까 걱정

대선 이후 소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LA 한인타운 내 한인 경제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소요에 대비해 합판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 [로이터]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LA 한인타운 내 한 한인 식당 업주가 한 말에서 대선 이후 예상되는 소요 사태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짙게 배어 나오고 있다.
올해 대선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며 역대 어느 선거보다 국론 분열이 대결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대선 이후 전국적인 폭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LA 한인타운 경제계는 소요 사태 발생이라는 또 다른 악재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에 전전긍긍하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LA 한인타운에 합판으로 가림막을 설치한 상점들이 나타나면서 대선 이후 소요 사태 발생 가능성에 따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주부터 LA 베벌리힐스의 명품 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에서 등장했던 소요 대비를 위한 합판 가림막이 웨스턴길의 랄프스 마켓에도 설치됐다.
한인타운 내 한인 그로서리 마켓과 샤핑몰은 미국 업소들의 가림막 설치를 놓고 외형상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내심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올해 초중반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로 인한 소요 사태로 한 차례 곤혹을 치른 마켓과 샤핑몰은 나름대로 대비책을 가지고 있지만 일단 사태를 관망하는 쪽으로 한인 마켓과 샤핑몰은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마켓들의 경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출입구 봉쇄와 함께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위해 영업 시간 단축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남체인 LA점 관계자는 “샤핑 카트를 쇠사슬로 연결해 출입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영업 시간도 단축해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4일 상황을 보고 소요 대비책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타운 플라자와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등 주요 샤핑몰 관계자들은 소요 대비책 실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칫 샤핑객들에게 불필요한 긴장감을 고조시켜 샤핑몰 방문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장기간 샤핑몰 셧다운에 입점 업소들의 경제적 피해가 컸던 만큼 자극적인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의도다.
샤핑몰 관리업체의 한 관계자는 “너무 앞서가는 것도 입점 업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소요 사태에 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 가림막 설치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 이후 소요 사태 가능성 제기로 마음 고생이 심한 곳이 한인타운 내 요식업계다.
가뜩이나 식당 내 식사 제공 금지로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요식업계가 자구책으로 하고 있는 야외 영업이 소요 사태로 전면 금지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한 한인 식당 업주는 “식당이 약탈 대상이 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소요 사태로 경제 활동이 또 다시 올스톱하는 게 가장 두렵다”며 “소요가 발생하면 요식업계에게는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선 이후 소요 사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인 경제계가 힘을 합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대선 관련 소요 사태가 전국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 있어 주방위군이나 경찰력을 사전 배치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LA 한인상공회의소와 경제단체들이 나서 보고 있지만 별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LA 한인상공회의소 강일한 회장은 “이번 소요는 동시다발적이고 장기화될 수 있어 예방적 조치를 요구할 수 없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며 “대선 이후 2~3일간 영업 시간을 단축하거나 피해가 발생하면 즉각 관계기관에 알려 확산을 방지하는 소극적인 대처 방안이 전부여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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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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