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가 시작되는 4일 아침 뉴스를 살피다 문득 낯이 부끄러워졌다.
3일 DC 의회의사당에서 치러진 연방하원 취임·개원식에서 선홍색 저고리에 남색 치마 차림으로 선서하는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 때문이었다.
‘한복 입고 선서하는 연방하원의원’의 사진을 보자 고마움, 감동과 함께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어머니가 한인, 아버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1962년 서울서 태어나 1살 때 아버지가 버지니아주의 포트 리 기지로 배치되면서 미국으로 건너와 성장했다.
지난 11월 그의 당선 소식이 알려지자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의 시대착오적인 ‘순혈주의’ 발언이 들려왔었다. 김 전 의원은 스트릭랜드 의원에 대해 “100% 한국 사람처럼 보이지 않고 남편이 흑인이다”, 앤디 김 의원에 대해서는 “부인이 아랍계고 애들도 그렇고”라고 지적한 후 “나와 같이 100% 순종이면(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물의가 일자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찝찝한 기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과연 그런 차별 의식이 그 뿐일까 라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다.
스트릭랜드 의원(한국명 순자)은 그동안 한국계란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자신의 정체성을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흑인 여성이라고 규정하며 “이 나라에 이민자로 온 엄마의 인내심, 강인함을 본받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샐러드보울’ 또는 ‘멜팅팟’으로 불리는 미국에,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지구촌이 한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한인사회의 이민역사도 100년이 훌쩍 넘어가면서 이제 3, 4세 한국계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국계 미국인을 규정하는데 성, 피부색 등 외모로만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스트릭랜드 의원의 한복차림 등원을 보며 내 안에 인종차별 편견은 없는지 수오지심(羞惡之心)으로 돌아보는 한편 한인사회 역시 뿌리 깊은 편견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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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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