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집콕’ 기간이 길어지며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워싱턴 한인들이 좋아하는 애창곡 또는 마음에 위안을 주는 노래와 이에 얽힌 추억, 사연들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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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 데도/그런 사람 또 없을 테죠/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나의 애창곡은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이다.
이 노래가 내 애창곡이 된 것은 원래 옷 장사를 하던 남편이 내가 식당을 하고 싶다니까 잘 되던 옷 장사를 포기하고 나를 위해 주방장이 됐기 때문이다.
뉴저지에 살 때 바비큐 식당을 했다. 그때 주방장이 속을 썩였는데 당시 아는 분이 호텔 주방장 출신을 소개해줬다. 그 주방장은 뉴왁 공항 인근의 델리가게를 인수하기 전에 3개월가량 시간이 돼 우리 가게에서 일을 했다. 그래서 나는 호텔에서 주방장 하던 사람을 고용했고 남편은 그 사람에게서 갈비, 냉면, 그리고 국 만드는 것을 열심히 배웠다.
당시 식당 내에는 연회장이 있었고 가라오케 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방송했던 경험을 살려 당시 방송국에서 방송도 하고 식당도 운영하고 있었다. 그때가 2009년이었던 것 같다.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갑작스레 마음이 울컥했다. 남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는 남편을 연회장으로 불러서 가운데 의자에 정중히 앉히고 이 노래를 불렀다. 나 때문에 남편이 너무 고생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북받쳐 눈물이 났지만 노래를 끝냈다. 노래를 끝내고 나니 남편은 ‘나, 갈비 재러 가야 돼’라고 말했다. 무뚝뚝한 성격의 남자. 하지만 항상 나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노래가 애창곡이 됐다.
89년 MBC 개그맨 공채 3기로 채용돼 한국에서 2년 정도는 개그맨으로, 그 이후로는 MC와 리포터로 활동했고 1996년 도미했다. 이제 미국생활도 15년이나 됐다. 나를 위해 항상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남편을 생각하면서 이 노래는 이제 내 인생의 애창곡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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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경 <센터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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