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구 중 7구 신원 확인…5명이 미국행 과테말라 이민자
미국·멕시코 국경 부근에서 발견된 불에 탄 시신들의 신원이 속속 확인되면서 미국행 이민자들에게 벌어진 비극의 실체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멕시코 북부 타마울리파스주 검찰은 5일 유전자 감식을 통해 지난달 22일 타마울리파스주 카마르고에서 발견된 시신 19구 중 3구의 신원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3명 모두 이웃 과테말라 국적의 남성이다.
앞서 신원이 확인된 과테말라인 2명과 멕시코인 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7구 시신의 신원이 밝혀졌다.
멕시코 당국은 사망자의 자세한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채 이름과 성의 첫 글자만 발표했는데, 과테말라인 5명 모두 미국으로 가려던 이민자들로 추정된다.
카마르고에서 총에 맞은 채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된 직후 과테말라 산마르코스의 주민들은 19구 중 13구 이상이 얼마 전 미국을 향해 출발한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라고 밝혔다.
한 과테말라 국회의원이 사망자로 추정되는 과테말라 이민자들의 명단을 일찌감치 공개했는데,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5명 모두 해당 명단 속에 들어있다.
사망한 멕시코인 중 1명은 '코요테'로 불리는 이민자 밀입국 안내인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미국에 가려던 이민자들이 멕시코에서 한꺼번에 살해된 참사에 멕시코 공권력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검찰은 지난 3일 이 사건에 연루된 주(州)경찰 12명을 체포해 살인과 공권력 남용,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또 역시 사건과 관련한 비위를 저지른 이민청 직원 수십 명도 해고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정황이나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과 이민청 직원까지 이민자들의 학살에 관여한 것이다.
타마울리파스 지역에선 마약 밀수와 이민자 밀입국 알선 등을 놓고 카르텔의 영역 다툼이 치열하다. 부패한 경찰 등 관리들이 카르텔의 뇌물을 받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과테말라 일간 프렌사리브레에 따르면 함께 모여 미국행에 나선 이번 이민자 중 일부는 사건 발생 이틀 전 과테말라에 있는 친척에게 전화해 경찰이 그들을 붙잡았으며, 휴대전화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이민자들 중엔 과테말라에 있는 가족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미국에 일자리를 구하러 가려던 이들도 있었다고 프렌사리브레는 전했다. 숨진 이들 중엔 10대도 있다.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미국행 중미 이민자 72명이 카르텔로부터 한꺼번에 살해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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