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의 음악회에 함께 한 추성희·추은호 씨 부부.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기간이 길어지며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워싱턴 한인들이 좋아하는 애창곡 또는 마음에 위안을 주는 노래와 이에 얽힌 추억, 사연들을 들어본다.
------------------------------------------------------------------------------------------

냇 킹 콜의 ‘투 영(Too Young)’ 앨범 자켓.
이모가 여러 명이었던 나는 속초 외조부 댁을 자주 놀러 갔었다. 여름방학이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이모들이 내려와 나에게 전해 주었던 문화는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가사의 팝송 멜로디를 흥얼거렸고 그중에서도 냇 킹 콜(Nat King Cole)의 감미롭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특히 좋아했다. 그 옛날 다다미가 깔린 2층의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던 녹색 나뭇잎 색깔의 딱딱한 가방처럼 생긴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들, 알 수 없는 영어였지만 슬프리만치 아름답게, 때론 달콤하게, 때론 신나게 울려 퍼지던 노래들을 듣던 그 즐거움이란….
중고등학생 시절 내 애창곡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냇 킹 콜의 ‘투 영(Too Young)’이 항상 1순위였다. 당시 학교 수업 중에 여학생들이 공부하기 싫으면 마음 약해 보이는 선생님에게 단골로 하던 말들이 있었다. “선생님, 첫사랑 얘기해 주세요” “선생님 누구누구 노래 잘해요. 노래 시켜요.” 그러면서 “김성희 노래 시켜요”로 이어지고, 그럼 난 한 두 번 미적거리다 못이기는 척 친구들 앞에 나가 ‘Too Young’을 불렀다. 노래 가사를 제대로 이해나 하고 불렀던가? 가사는 어른들에 대한 약간의 반항기(?) 섞인 내용으로 ‘사랑을 알기엔 너무 어리다고 얘기했던 어른들이었지만 훗날 되돌아 볼 때 우리의 사랑은 결코 어린 것이 아니었다’라고 회상하는 내용이다. 속초라는 조그마한 동네에 살던 어린 사춘기 여학생이 즐겨 불렀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었지만 지금도 가끔씩 ‘투 영’을 흥얼거리면 과거 푸른 학창 시절의 추억들이 오버랩 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언젠가부터는 찬송가도 많이 부르고 있다. 가사에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 힘든 요즈음 많은 이들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힘겨움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내가 좋아했던 노래’를 부르며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순간들’을 떠올려보며 ‘Life is good’을 되새기는 것은 어떨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