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타락해 나쁘게 물들었다.’ 라는 뜻으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는 표현을 쓰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구축했다.’는 의미를 ‘형성했다.’는 의미의 ‘構築’으로 착각해 그렇게 해석하는 듯 하다. 여기서 ‘구축하다.’는 ‘몰아낸다.’는 ‘驅逐’이기에 물들었다라 해석하는 것은 틀린 말이다. 이것을 오히려 ‘Bad money drives out good.’이란 원어로 표현하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
이 표현은 그레샴의 법칙 (Gresh am’s Laws)에서 유래됐다. 16세기 영국 정부는 세금을 높이지 않고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했다. 그래서 은화의 40%를 일반 금속으로 섞어서 제조했다. 100% 은으로 만드는 것보다 주조원가를 많이 절약을 할 수 있었다. 소재가치가 낮은 주화(악화)를 은전(양화)과 같은 액면가치로 유통시킨 것이다.
그런데,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사회에서는 높은 가치의 순 은전은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어느 누가 은 100%와 은 60%를 같은 가치로 사용하겠는가? 순 은전은 각 가정의 장롱속에 숨게됐고 사회에는 낮은 가치의 주화만이 유통됐으며 이 정책은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당시 이 상황을 그레샴 재무관이 엘리자베스 여왕 1세에게 설명했고 그 내용이 19세기에 와서 경제논리로 자리를 잡았다.
양화는 절대 악화에 물들지 않았다. 악화가 판을 치니 공존하지 못하고 사회에서 몰려나 숨어 버린 것이다. 요즘 사회가 혼탁해지고 나쁘게 물들었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정녕 악하게 물들었단 말인가? 간단한 이 경제논리처럼 혹시 무능한 자들이 판을 치니까 소신 있는 능력자들은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몰려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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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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