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저지 듀몬트 시니어아파트서 백인여성 인종차별 발언
▶ “개 목줄 하라”는 한인노인 말에 오히려 고성·욕설

5일 뉴저지 듀몬트 시니어아파트에서 한인 이모(왼쪽부터)씨가 인종차별 피해 상황을 지미 채 듀몬트 시의원과 경찰에게 설명하고 있다.
▶ 경찰 “증오·편견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조사 착수
전체 입주자의 절반 이상이 한인인 뉴저지 듀몬트의 시니어아파트에서 백인 여성 거주자가 한인들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증오·차별 발언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 정치권 및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듀몬트 시니어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70)씨는 “3일 오전 10시45분께 아파트에 사는 백인 여성이 나를 포함한 한인 거주자들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퍼부었다”고 본보에 제보했다.
이씨에 따르면 당시 그와 다른 70~80대 한인 2명은 아파트 정문 앞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큰 개가 이들을 향해 돌진했다. 사람이 충분히 위협을 느낄 정도로 덩치가 큰 개가 뛰어오자 이씨를 포함한 한인 노인들은 매우 놀라 소리쳤다. 다행히 이 개는 덤벼들지 않아 한인 노인들이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목줄도 매지 않는 등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었다.
이씨가 개의 주인인 백인 여성 거주자에게 “개 목줄을 해야한다”고 요구하자 이 백인 여성은 사과하기는 커녕 다짜고짜 “시끄럽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여기는 미국인이 사는 곳”이라고 인종차별 발언을 하며 소리쳤다.
이에 이씨가 “무슨 소리냐. 우리도 미 시민권자이고 미국 국민이다”라고 반박하자 백인 여성은 “영어도 못하는데 무슨 미국인이냐”고 인종차별 발언을 계속한 뒤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사건은 아파트 정문 앞에서 발생해 관리사무실에서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무런 제지나 거주민 보호 조치가 없었다.
또 피해 한인 노인 중 한 명이 손주에게 부탁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상황 설명과 함께 재발 방지 등 입주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알았다”는 형식적인 답만 하고 5일 오전까지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씨 등은 “억울한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는데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며 본보에 제보했다. 취재를 통해 해당 사건을 알게 된 듀몬트의 지미 채 시의원과 클로스터의 재니 정 시의원은 5일 오전 시니어아파트에서 피해 한인들을 직접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 이들을 돕기로 했다.
채 의원의 신고로 아파트로 출동한 듀몬트 경찰은 “충분히 증오·편견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며 피해자와 목격자 진술을 듣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이씨를 포함한 한인 거주자들은 “한인들이 노인아파트 전체 거주자의 50%가 넘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한인들이 무시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영어 소통 등의 어려움 때문에 한인 주민들의 의견이나 항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4월에는 한인 거주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단순 감염 의심만으로 아파트 세탁실 출입이 직원에 의해 제지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한인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병원에 음성판정 진단서까지 받아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제출했지만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미 채 의원은 “아파트 관리 매니저와 만나 인종차별 사건 및 한인 주민들의 피해 상황에 대해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며 “한인 거주자가 다수인데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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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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