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처 두고 “악령에 사로잡혔다”…숨진 전 남편 “아내는 자기가 신이라고 믿어”
종말론 신도로 알려진 미국의 한 부부가 아내의 아이들을 모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은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아이다호주의 대배심은 25일 남편 채드 데이벨(52)과 로리 밸로우(47)가 밸로우의 두 아이를 살해했다며 이들을 기소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데이벨은 전 아내인 태미를 살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데이벨은 태미가 숨진 뒤 몇 주 뒤 밸로우와 재혼했다.
대배심은 이들 부부에게 아이들을 살해한 것에 대해 1급 살인 혐의를, 아이들과 전처를 살해한 것에 대해 1급 살인 공모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는 보석 없는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살해된 두 아이는 타일리 라이언(사망 당시 17·여)과 조슈아 잭슨 밸로우(사망 당시 7·남)다. 아이들은 2019년 9월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고, 경찰은 이듬해인 2020년 6월 아이다호주 프리몬트카운티에 있는 데이벨의 집 뒷마당에서 이들의 유해를 찾았다.
데이벨의 전처 태미는 당초 2019년 10월 잠을 자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경찰이 이들 부부에게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과 전처의 죽음에 대해 심문을 한 뒤 이들 부부가 갑자기 종적을 감추면서 미국에서 전국적인 뉴스가 됐다.
이 부부는 일명 '둠즈데이 커플'(최후의 심판의 날 부부)로 불려왔다. 데이벨은 심판의 날 관련 단체에 연루된 인물로 종말론 소설을 쓰기도 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 부부의 종교적 신념이 살인을 저지른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가운데에는 숨진 전처를 두고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표현한 게 있다.
또 데이벨은 전처 태미가 숨지기 약 한 달 전 태미에 대한 생명보험을 변경해 사망보험금을 최대한도로 올렸다. 이 때문에 데이벨은 보험 사기 혐의로도 기소됐다.
밸로우의 사연도 기묘하다. 밸로우는 2019년 1월부터 전 남편 찰스 밸로우와 별거 중이었고, 찰스는 아들 조슈아에 대한 양육권을 위해 소송을 하고 있었다. 같은 해 7월 이들은 부부 싸움을 하다가 몸싸움으로 번졌고, 전 남편 찰스가 야구방망이를 집고 소리를 지르자 같은 집에 있던 밸로우의 오빠 콕스가 전 남편을 총으로 쏴 죽였다.
콕스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같은 해 12월 자연사했다.
전 남편 찰스는 이혼 법원에 밸로우가 자신을 신이라고 믿는다고 진술한 바 있다. 사람들이 예수의 재림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구로 보내진 신이란 것이다.
대배심은 이날 기소장에서 아이들과 전처가 어떻게 숨졌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프리몬트카운티의 린지 블레이크 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들에 대한 기소가 늦춰지면서 아이들의 유해가 발견된 지 거의 1년 만에 기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블레이크 검사는 "지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성실하게 일해왔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