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내 41개 카운티에 물 부족 비상사태
▶ 일부 지역 호수서 흐르는 관개수로 차단, 농업용수 확보 차질 농장주들 대처 고심

캘리포니아주가 가뭄 사태로 물 부족 비상이 걸린 가운데 중가주 프레즈노 카운티 지역의 한 농장주가 자신의 농장에 서 있다. [로이터]
미 서부지역에서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58개 카운티 중 41개 물 부족 문제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내렸다. 캘리포니아주 상황은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보다 더 상황이 악화했다. 비상사태가 내려진 지역에는 3,700만명이 사는 것으로 집계된다.
캘리포니아주의 대표적인 섀스타 호수와 오로빌 호수는 현재 저장 수량이 각각 전체 가능량의 44%, 39%로 떨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이미 캘리포니아 당국은 물 저장량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3월 경작지 용수 할당량의 5%를 줄여 농민의 반발을 샀다.
오리건주의 클래머스 호수도 수위가 떨어지자 관계당국이 희귀 어종 보호 등을 위해 아예 경작지로 흐르는 관개수로를 차단했다. 수위가 임계점 이하로 떨어지며 연어 등이 대량으로 폐사한 데 따른 조치다. 이 일대에서는 1907년부터 관개수로를 통해 인근 농업지대에 농업용수가 공급돼왔다.
미국의 가뭄 상황을 지도로 표시하는 기관인 미국가뭄모니터(USDM)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를 포함한 서부 지역에서 절반 이상이 극심한 가뭄 상태에 직면해 있다. 네바다주에서도 미드 호수의 수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관계 당국은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가뭄 지역의 농민들도 호수와 강을 관할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기관에서 용수를 거의 공급받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전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거나 가뭄에 잘 견디는 농작물을 심는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농경지 가운데 40%가 관개용수를 공급받는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이 수 세기 동안 가장 극심한 가뭄을 겪는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특히 클래머스 호수 지역 상황은 심각하다. 이 지역에서 농업인들과 어업 등에 종사하는 원주민들, 당국 간의 다층적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어린 연어가 기생충 감염으로 죽어가자 원주민 측은 주요 어종이 멸종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지역은 1846년 백인이 클래머스 호수 인근에서 12명의 원주민을 학살하는 등 인종 간 비극적 역사가 기록된 곳이다. 이후 원주민들은 2천만 에이커의 땅을 양도하는 대가로 보호구역 내에서 영구적인 사냥과 어업 권리를 받았다.
경제적 압박을 받는 농민들은 당국을 상대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미 2001년 가뭄으로 당국이 경작지로 흐르는 관개수로를 막자 농민들이 쇠 지렛대 등을 들고 관련 시설을 부수는 등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경관들이 투입됐고, 결국 당국은 용수 공급을 재개했다.
오리건 주립대 경제학 교수인 윌리엄 재거는 뉴욕타임스에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더 많은 불확실성을 주고 물 공급을 불안하게 한다면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클래머스 지역이 너무 많은 물 공급의 의무를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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