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백신 접종 탓일까, 팬데믹의 어두운 시간 속 터널에서 벗어나며 잠겼던 마음의 빗장도 풀리는 것 같다.
클리프 리처드의 ‘The Young Ones’는 10대 때 내가 팝송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추억의 애창곡이다. 언니의 미니스커트와 뾰족구두를 살며시 훔쳐 신고 고데기로 단발을 펴고 친구들과 대학생인 양 멋을 부리고 나가곤 했다.
몇 번 갔던 음악다방의 DJ한테 반해 클리프 리처드와 비틀즈의 노래를 신청하고 쪽지를 보내며 쫓아다니다 어리다고 퇴짜 맞고 슬퍼하던 친구를 생각하면 지금은 웃음이 나지만 당시에는 심각했었다.
클리프 리처드의 내한 공연이 있었던 1969년 가을, 세 번에 걸친 공연은 전국으로 전파를 탔고, 젊은이들 특히 많은 여학생들이 그로 인해 열병을 앓았다. 한국에 팝송이라는 새 장르의 음악 열풍을 몰아치게 한 그 세기의 공연을 나도 관람했다. 반항적이며 원초적인 젊음을 아낌없이 발산시키는 그의 이국적인 매력에 빠져 한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그의 많은 히트곡 중 ‘The Young Ones’, 이 곡은 남편도 좋아해 같이 불렀었다.
‘젊은이들이여 우린 청춘입니다. 두려움은 떨쳐 버려요. 살면서 사랑하는데 용기를 가져요. 청춘에 불꽃이 튈 때 사랑해요. 인생은 결코 길지 않기 때문이에요…’.
공연을 본 후 영어 발음 나는 대로 한글로 적어 외워가며 부르던 노래였다. 남편은 대학생이 되면서 명동에 있는 음악다방을 아지트 삼아 친구들과 청나팔바지에 통기타를 들고 몰려다니다 장발 단속에 걸려 머리를 깎인 후 가발까지 쓰고 다녔다.
70이 가까워지는 나이이지만 이 노래는 아직도 젊은 날의 나를 소환해 줄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 내 곁을 떠난 그리운 남편과 함께 하던 눈부신 순간들을 다시 재생시켜 주는 고마운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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