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떤 방송에서 양희은이 출연한 토크쇼를 봤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가 부르는 ‘아침이슬’과 함께 불현듯 40여 년 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내가 이 노래를 언제 알게 됐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몇 십 년이 흘러도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아침이슬’은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첫 소절만 듣고도 무작정 따라 부르게 되는 바로 그 노래다.
1970년대의 대한민국, 정치적으로 불안했던 시절, 유신과 싸우던 학생들에게 유일하게 위로가 됐던 많은 금지곡들이 학교에서, 동아리 모임에서 그리고 선술집에서 불려졌다. 위로가 되는 많은 노래는 대부분 ‘건전하지 못한 가사’로 금지곡이 됐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더 기를 쓰고 불렀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타오르고/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당시의 많은 금지곡들 가운데 ‘아침이슬’은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노래다. 아련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눈시울이 붉어지는, 아물었다고 생각했는데 만질 때마다 쓰라린 아픔이 기억나는 상처처럼… 나에게 ‘아침이슬’은 그렇게 경건하지만 마음이 아려지는 노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