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혜자 사서
비록 대학 도서관이라고 하더라도 ‘워싱턴주 한인사회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워싱턴대(UW) 한국학도서관의 ‘큰 일꾼’이었던 유혜자 사서가 은퇴를 한다.
UW 한국학도서관은 현재 한국 관련 서적 14만여권을 소장해 미국에서는 하버드대 다음으로 많은 한국 서적을 소장하고 있다.
UW 한국학도서관에서 지난 17년간 목록 사서로 근무를 하며 한국 책들이 독자들의 손에 잘 닿을 수 있도록 힘써왔던 유 사서는 오는 9월15일부로 은퇴를 한다.
UW 동아시아도서관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면행사가 힘든 만큼 오는 9월8일 오후 4시 온라인 화상회의인 줌 (https://washington.zoom.us/meeting/register/tJIscO6vrzkpGN2HR_phW25qkBu3U2P1IjIN)으로 은퇴 파티를 개최하기로 했다.
유 사서의 은퇴가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UW 한국학도서관에 남긴 공헌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유학을 와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그녀는 일리노이주 서던일리노이대학(SIU) 법대도서관에서 30년 이상 법률 사서로 일을 하다 은퇴를 한 뒤 지난 2004년 한국학 도서관에서 목록 사서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늘 안타까웠던 것은 5,000여종에 달하는 한국 서적들이 제대로 정리와 목록이 되지 않아 UW 지하 창고에 방치되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UW이 주립대인 만큼 워싱턴주 예산이 배정돼야 하지만 늘 우선 순위에서 밀려 목록 예산이 배정되지 못한 결과였다. 더욱이 한국과 함께 UW 동아시아 도서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커뮤니티가 기금모금을 통해 관련 목록을 모두 마친 상태였다.
UW은 1940년대부터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한국어 책을 기증받아 수집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부터한국학 사서를 고용해 장서 정리작업을 해왔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이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 사서는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자신이 5만 달러를 먼저 내놓았고 UW 한국학도서관을 총괄하고 있는 이효경 사서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목록기금모금에 나섰다.
모금을 주도하기 위해 유혜자ㆍ이효경ㆍ김영호ㆍ모니카 남궁ㆍ황선희ㆍ송성실ㆍ이정원ㆍ제인 신ㆍ황양준씨 등으로 UW한국학도서관친구들(회장 송성실)이란 모임이 구성됐다.
모금 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유 사서의 기부금을 포함해 모두 11만1,000달러가 모였고, 3년여의 작업 끝에 지난 2018년 정리작업이 최종 마무리됐다.
결국 유 사서로부터 시작된 목록작업이 결실을 맺었고 이 과정에서 전 세계에 유일하게 UW만 소장하고 있는 책 등 보물과 같은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UW한국학도서관 이효경 사서는 “UW 한국학 도서관과 북소리 발전에 큰 도움을 준 유혜자 사서의 은퇴에 감사와 축하를 보내는 자리를 마련한 만큼 비록 온라인이라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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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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