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팰팍 한인 86세 독거노인 의식 잃고 쓰러져 응급실행
▶ 한인간호사 김주희씨 간호업무외 따듯한 보살핌
▶ 퇴원후에도 계속 챙겨주고 격려… “선행 천사 널리 알리고싶어”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의 작은 쪽방에서 홀로 사는 86세 서모씨. 배고픔과 탈진으로 쓰러진 한인 독거 노인을 다시 일으킨 것은 한인 나이팅게일의 따뜻한 선행이었다.
가족도 없이 각종 질환과 생활고를 겪는 탓에 올해에만 텍사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을 전전했던 서씨. 그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면 다소 낫겠지’란 생각에 지난 7월 뉴저지 팰팍으로 이사왔다.
하지만 단 한명의 가족도 없는 서씨가 있을 곳은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작은 쪽방 뿐이었다. 한쪽 다리가 불편해 이동이 쉽지 않은 그는 음식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결국 홀로 무더위에 시달리며 수일 째 음식을 먹지 못한 서씨는 지난달 26일 탈진과 허기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옆방 이웃이 의식을 잃은 서씨를 발견해 홀리네임병원 응급실로 후송될 수 있었다. 그리고 서씨는 한인 간호사 김주희씨를 만났다.
서씨는 “30세 가량으로 보이는 김주희 간호사가 나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줬다. 각종 검사는 물론, 허기진 내게 음식을 주며 원기를 회복하게 했다”며 “김 간호사는 내가 독거노인에 메디케이드조차 없다는 것을 알고 메디케이드 가입 등 각종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 간호사 업무를 넘어 집도 가족도 없는 나를 진심으로 도왔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의 선행은 계속됐다. 서씨는 “치료를 받고 건강을 다소 회복해 퇴원할 수 있게 됐다. 다리가 불편해 이동이 쉽지 않은 나를 김 간호사가 자신의 차에 태워 팰팍에 있는 내 거처로 데려다줬다.
저녁 식사까지 챙겨줬다”며 “퇴원 다음날에도 전화를 걸어와 내 건강상태를 확인했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에는 팰팍의 거처로 다시 찾아와 성경책과 찬송가를 주며 격려했다.
방으로 돌아와 책을 펼쳐보니 그 안에는 현금 500달러와 ‘무더운 여름철 물과 음식 꼭 챙겨 드시고 건강 회복하기를 기원한다’는 손편지가 있었다. 아무 관계도 없는 나를 향한 김 간호사의 따뜻한 마음씨에 한 없는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씨는 김 간호사의 선행을 꼭 한인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지난 6일 본보를 찾았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도, 사진 촬영도 한사코 거절한 그는 “폐쇄된 사회에서 외롭게 살아온 노인을 정성으로 돌본 간호사의 선행을 알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갈수록 삭막해지는 세상에 김 간호사와 같은 선행 천사가 있어 감사하고 감탄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김 간호사와 같은 사람이 있어 살 만한 세상이고 따뜻함이 살아 있다는 것을 많은 한인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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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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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 시대의 선한 사마리아인 이시군요....
세상은 이런 천사가있어 살맛이 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