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잡 의무 착용·남녀공학 금지”…니캅·부르카 착용 언급은 없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사립대학 학생들이 남녀 구분을 위해 커튼을 친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하자 각 대학에는 남녀 학생을 구분하라는 지침이 등장했다. [로이터=사진제공]
최근 새롭게 출범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과도정부의 고등교육부 장관이 여성은 성별로 구분된 강의실에서 수업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압둘 바키 하카니 고등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은 대학 교육뿐 아니라 졸업 후 교육도 받을 수 있다"며 이런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남녀공학은 금지된다고 못을 박아 말했다.
하카니 장관은 "우리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은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얼굴을 드러낼 수 있는 좁은 의미의 히잡을 의미하는지 넓은 의미의 이슬람 의복을 말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얼굴마저 모두 가리는 니캅이나 부르카에 대한 의무 착용 여부도 언급하지 않았다.
니캅은 눈만 내놓고 전신을 가리는 복장을 말하며, 부르카는 눈 부위마저 망사로 가려져 있다.
하카니 장관은 시곗바늘을 20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오늘날 존재하는 상황 그 위에서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교육 과목에 대해서도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역시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앞서 탈레반 교육 당국은 이달 초 사립대 여성에 대한 복장과 수업 방식 등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 당국은 당시 사립대에 다니는 여성들은 아바야를 입고 니캅을 쓰도록 명령했다.
이슬람권 여성들이 입는 아바야는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이다.
또 당시 교육 당국은 수업도 성별로 구분해 진행하도록 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커튼을 쳐 남·여학생을 구분하도록 했다.
탈레반은 과거 5년 통치(1996∼2001년) 시절 가혹하게 여성 인권을 탄압했다.
당시 여성들은 교육·취업 기회를 빼앗겼고, 부르카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했으며 강제 결혼도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재집권 후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이후 여성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등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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