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사태 공급난에 연말 샤핑 수요까지 겹쳐
▶ 항만 하역·육상 운송 병목 현상, 인력난까지 가중
미 전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류 대란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의 대아시아 무역기지인 LA와 롱비치 등 서부 항만에는 수많은 컨테이너선이 입항을 못 해 바다가 마치 육지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연말 샤핑 대목을 앞두고 수입 화물이 급증하면서 심각한 항만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의류, 가구, 전자제품, 장난감 등을 실은 화물선이 태평양을 건너 LA 항구와 롱비치 항구에 도착했지만, 화물을 내리지 못한 채 기약 없이 바다에 둥둥 떠 있다. 모두가 발울 동동 구르고 있지만, 항만 병목 현상은 해소될 기미가 없다. 코로나 사태로 화물 하역 인력이 3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유통업체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당장 다음 달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샤핑 시즌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제때 매장 진열대를 채우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월마트와 타깃, 코스트코, 아마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직접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화물선을 빌려 상품을 실어나르고 중국 직항 대형 화물기를 띄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물류 대란은 미국 물가도 끌어올렸다. 지난 13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월 대비 5.4% 올랐다.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은 전월보다 1.2% 뛰었다. 미국판 ‘천원 숍’인 달러트리마저 1달러 판매 정책을 포기하고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물류 대란이 미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하락세로 접어든 지지율에 물류 대란이 악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고 LA항과 롱비치항의 24시간 운영 체제를 마련했다. 월마트, 홈디포, 타깃 등 유통업체와 페덱스, UPS 등 운송업체들은 운영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도 초청됐는데 삼성은 근무 시간을 늘려 물류 대란 해소에 협조하기로 했다.
백악관 회의 이후 LA항은 24시간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컨테이너선에서 화물을 내리더라도 첩첩산중이다. 미국 전역에 물건을 실어나를 육상 운송망도 꽉 막혔기 때문이다.
LA 항만청에 따르면 컨테이너 물량은 지난해보다 30% 늘었지만, 육상 화물 트럭 운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로나 여파로 운송업체는 트럭 기사 구인난에 빠졌고 열차를 통한 화물 운송도 예약이 밀렸습니다.
연말 샤핑 시즌을 채울 상품은 없고 물가는 오르는 ‘크리스마스 악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컨테이너가 수북이 쌓인 LA항에는 밤에도 불이 커졌지만, 비어있는 일부 매장의 진열대는 말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피트 부티지지 연방 교통장관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물류 대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17일 CNN에 출연, “우리가 올해 경험하고 있는 많은 물류의 어려움들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장·단기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급 측면에서뿐 아니라 수요 측면도 함께 조망해야 하는데, 수요 문제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것이 인프라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법안에는 170억달러의 예산이 항구에만 할애됐다”며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서 수요 불안정에 따른 병목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장기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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