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폐 이식 수술을 선도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팀 이진구(왼쪽)·박무석 교수가“폐 장기 공여가 부족해 이식을 더 많이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폐 이식은 이식 수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 숨을 쉬면서 폐가 공기에 노출되기에 오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돼 폐 기능이 상실되면서 폐 이식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폐 이식을 시행한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팀 이진구 흉부외과 교수와 박무석 호흡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이들은 “국내에서 폐 이식 수술은 10개 병원 정도에서만 시행될 정도로 까다로운 수술”이라며“에크모(ECMOㆍ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ㆍ체외막 산소 공급 장치)를 활용해 폐 이식 수술을 시행하면 초기(수술 후 3개월) 생존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수술이 발전했다”고 했다.
-폐 이식은 까다로운 수술로 꼽히는데.
폐가 장기 중에서 가장 커 이식이 쉽지 않은 데다 다른 장기 이식과 달리 인공 심폐기나 에크모를 활용해 수술할 때 혈액을 몸 밖으로 내보냈다가 몸속에 다시 넣어주어야 한다. 폐 이식 시 몸에 산소를 계속 공급해야 하므로 혈관과 기도를 잇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폐 이식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몸속에서 보호받는 간ㆍ콩팥ㆍ심장과 달리 폐는 세균ㆍ바이러스 등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폐 이식에도 감염 위험이 있어 경험 많은 의료진의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공여 장기 특성도 폐 이식을 어렵게 한다. 뇌사자 폐를 주로 이용하는데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 뇌사자 판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에 뇌사자 대부분이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생명 유지를 위한 많은 약물이 투입되면서 폐렴 등 합병증이 많이 나타난다. 이럴 경우 폐 이식은 불가능하다.
-폐 이식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폐 이식은 한쪽 폐만 이식하는 일측 폐 이식 수술과 양쪽 폐를 모두 이식하는 양측 폐 이식 수술, 심장ㆍ폐를 동시 이식하는 심폐 동시 이식 수술 등이 있다. 5시간 정도 걸리는 수술 후 환자는 중환자실을 거쳐 일반 격리 병실로 옮겨져 3~4주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하게 된다. 수술 직후부터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게 된다. 평생 먹게 되는 면역억제제는 혈액검사와 방사선 검사, 폐 생검 등 거부반응 검사로 용량을 조절한다.
-폐 이식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이식을 할 수밖에 없다. 약물로 치료할 수 없는 만성 폐 질환을 앓으면서 폐 이식을 받지 않으면 1~2년밖에 살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환자가 대상이다. 약물로 치료하지 못하는 만성 폐 질환으로는 특발성 폐섬유증, 폐고혈압증, 폐기종, 기관지확장증, 폐육종, 아이젠멩거 증후군 등이 있다.
이 중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에게 폐 이식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별다른 원인 없이 폐 조직이 딱딱해져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정상적으로 교환되지 않으면서 호흡곤란이 심해지는 병이다. 환자의 50% 정도가 3~5년 이내 사망한다. 치료제(퍼페니돈, 닌테다닙)가 개발됐지만 병의 악화를 막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특발성 폐섬유증을 앓으면 폐 이식을 받아야 한다.
-수술 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몸의 면역 체계는 이식 장기를 이물질로 여기므로 이를 공격한다. 이런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평생 먹게 되지만 그럼에도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억제제를 먹으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 평소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세균이어도 이식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1~8주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약 농도를 조절해야 한다.
합병증으로 출혈ㆍ급성 거부반응ㆍ감염증ㆍ급성 장기부전 등 급성 합병증과 만성 거부반응ㆍ만성 장기부전ㆍ감염ㆍ악성 종양 등 만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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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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