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사고 닷새 전에도 오발 사고
▶ 제작진 총기관리 실태 지적 묵살…유족 “현장 안전강화 계기돼야”

할리웃 스타 알렉 볼드윈의 촬영장 총기 오발사고가 발생한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보난자 크릭 랜치의 모습. [로이터]
뉴멕시코주의 할리웃 영화 촬영장에서 지난 21일 발생한 총기 오발 사망 사고와 관련해 배우 알렉 볼드윈은 당초 실탄이 없는 이른바 ‘콜드 건(cold gun)’을 건네받아 촬영에 임했으나 실제로는 총알이 장전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닷새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촬영장 총기 관리 소홀 등 안전 불감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미국 내 총기 규제 여론도 다시 불붙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보난자 크릭 랜치에 위치한 서부극 ‘러스트’ 촬영장에서 조감독인 데이빗 홀스는 리허설을 앞둔 볼드윈에게 소품용 총을 건네며 ‘콜드 건’이라고 설명했다. 실탄이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총에선 실탄이 발사됐고 촬영감독 헐리나 허친스가 그 총에 맞아 숨졌다. 감독 조엘 소자는 어깨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홀스와 볼드윈은 총에 실탄이 장전돼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일단 우발적 사고로 보고 두 사람에게 형사상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검찰도 “현장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기소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볼드윈은 “충격과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촬영장 스태프 사이에선 총기 안전 관리가 소홀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LA타임스는 현장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사고 닷새 전에도 볼드윈 대역 배우가 ‘콜드 건’을 조작하다가 실탄 두 발이 발사되는 사고가 있었으나 안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 스태프는 “총기 안전 문제를 항의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스태프는 “오발 사고가 3건 있었다”고 신문에 추가 제보했다.
게다가 사망 사고 몇 시간 전에는 스태프 7명이 안전 조건 등 작업 환경 문제를 항의하며 촬영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숙소를 저렴한 곳으로 옮겨야 했고, 코로나19 우려에도 밀폐된 세트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촬영 전에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무기 사용 규칙에 관한 사전 교육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
뉴멕시코주 당국은 제작진의 총기 안전 규정 준수 여부를 수사 중이다. 무기류 소품 관리자인 해나 구티에레스는 할리웃 총기 제작 전문가인 부친으로부터 일을 배웠고 아직 관련 경력은 짧은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전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가 출연한 영화에서 무기 관리 책임자를 맡은 게 처음이었다고 CNN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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