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성별을 여성이나 남성이 아닌 ‘X’로 표시한 여권을 처음으로 발급했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자신을 남성이나 여성으로 규정하지 않아 여권을 발급받지 못했던 이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공식 신분증을 확보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제니퍼 스턴 미 성소수자(LGBTQ) 권리 특사는 “역사적이고 축하할 일”이라면서 “사람이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반영하는 신분증서를 갖게 되면 더 큰 존엄을 갖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반겼다.
국무부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어 누가 ‘성별 X’의 첫 여권을 발급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AP통신은 콜로라도주에서 지난 2015년부터 성별 표기를 문제로 국무부와 소송을 벌여온 다나 짐이라는 인물이 해당 여권을 받은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모호한 신체적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짐은 여권을 신청하면서 남성인지 여성인지 표시하게 돼 있는 칸 위에 ‘간성’(intersex)이라고 쓰고 별도의 문서를 통해 'X'로 성별 표기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남성으로 양육되면서 여러 차례 수술을 했지만 아주 성공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여권 발급을 거부당해 해외에서 열리는 간성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서 법정공방에 나섰다.
국무부는 또한 의료기록을 통한 증명을 하지 않고도 자신이 규정한 성별로 여권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전에는 미국인이 출생신고 등에 표기한 성별과 다른 성별로 여권 신청을 할 때는 의료기관의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국무부는 아울러 내년에는 성별 표기와 관련해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여권 성별 표기에 'X'와 같은 선택지를 추가로 제시하는 나라가 캐나다, 독일, 아르헨티나,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 최소 11개국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성소수자 권리 확대를 포함한 다양성 인정을 주요 가치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구체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와는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는 각국 미 대사관이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무지개 깃발을 내거는 걸 허용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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