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수익에 급급 말고 신약 매진” 적자 무릅쓰고 미래 먹거리 발굴
▶ LG화학 3분기 매출 32% 투입, 유한양행·한미약품도 900억대
제약·바이오 업계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시장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백 억 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신약을 만들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노림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 생명과학사업부는 지난 3분기 매출액의 32%에 해당하는 560억 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R&D 비용을 18.4% 늘린 셈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의 전신은 LG생명과학이다. LG그룹은 지난 2002년 생명과학사업부문을 분할해 출범시켰던 LG생명과학을 15년만인 2017년 LG화학으로 흡수합병했다.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지난 4년간 약 6,000억 원을 생명과학사업부의 R&D 활동에 쏟아부었다. R&D 투자액은 합병 전 1,000억 원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해에는 1,740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지난 3분기 생명과학사업부의 누계 R&D 비용은 1,460억 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11.7% 증가하면서 올해 초 천명한 2,000억 원 투자 목표에 가까워졌다. 매출 대비 R&D 투자비중은 26.9%까지 끌어올렸다. 통풍과 골관절염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후보물질들이 임상 단계에 속속 진입하며 R&D 성과도 하나둘 가시화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도 R&D 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유한양행(000100)은 올해 들어 968억 원을 R&D 활동에 썼다. 매출 대비 R&D 투자비중은 8.0%에 그쳤지만 전통 제약사들 중에선 압도적인 규모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 2014년 572억 원에 불과하던 R&D 투자 비용은 지난해 2,227억 원으로 6년만에 약 4배로 늘었다. 이후 총 5건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영업 전문 제약사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한미약품(128940)은 올해 들어 6,460억 원의 매출을 냈다. 그 중 14.0%인 903억원을 R&D 활동에 썼다. 한미약품은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R&D 명가로 꼽힌다. 이달 4일에는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에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신약후보물질을 이전하면서 11번째 기술수출 쾌거를 올렸다.
일동제약(249420)은 적자를 무릅쓰고 매출액의 19.1%를 R&D에 쏟는 투혼을 펼치고 있다. 3분기 누적 R&D 비용은 796억원이다. 그룹사 차원에서 비상장 바이오벤처 3곳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20여 개의 신약과제를 가동하고 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매출액의 13.4%를 R&D에 투자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와 당뇨병 신약, 패치형 치매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 과제를 병행하고 있다. 녹십자(006280)는 3분기 누적 매출 8,882억 원 중 780억 원을 R&D에 썼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8.8%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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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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