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6)씨는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몇 주 지나지 않아 오른쪽 사타구니에 혹처럼 불쑥 튀어나왔다. 통증도 없고 누워서 쉬면 혹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던 중 평소보다 강도를 높여 운동하자 사타구니 혹이 더 커졌고 윗몸과 다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생겼다. 병원을 찾아 진단한 결과,‘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었고 로봇 수술을 받고 문제 없이 생활하고 있다.
‘탈장 수술 전문가’ 유니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를 만났다. 유 교수는“성인에게 나타나는 탈장은 어린이와 달리 비만ㆍ만성 변비ㆍ만성 기치ㆍ무리한 운동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 쉽다”며“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운동을 통해 복근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장이란.
탈장(脫腸ㆍhernia)은 말 그대로 신체 장기가 제자리에서 벗어나 다른 조직을 통해 빠져나오거나 돌출되는 증상을 말한다. 즉 복부 내부 공간인 복강에 위치해야 할 장기가 복강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를 이른다.
탈장은 신체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발생 부위에 따라 넓적다리와 복부가 만나는 곳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 대퇴 혈관이 지나가는 길(대퇴륜)에 생기는 ‘대퇴 탈장’, 수술 상처 부위에 생기는 ‘절개 탈장’, 배꼽 부위로 장기가 빠져나오는 ‘제대(배꼽) 탈장’ 등이 있다. 서혜부 탈장이 전체의 75%나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다.
어린이 탈장은 태아 초기에 생겨난 고환이나 난소는 배 속에 위치하고 있다가 임신 7~9개월에 이동해 제 위치를 찾아 간다. 이때 이동 통로로 ‘초상돌기’가 생기는데 이동이 정상적으로 끝나면 저절로 닫힌다. 하지만 일부 아기는 이 통로가 닫히지 않은 채 태어나고, 이를 통해 장기가 빠지는 서혜부 탈장이 발생한다. 소아 서혜부 탈장은 영아의 3~5%에서 나타난다.
어른 탈장은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근육을 키우려고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비만, 만성 변비, 만성 기침, 고령 등으로 인해 복벽이 약해지거나 복압이 상승해 탈장이 될 수 있다. 힘을 많이 쓰는 운동선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택배기사 등에게서 종종 나타난다.
-탈장 증상과 치료법은.
초기에는 배에 힘주거나 무거운 짐을 들면 사타구니 한쪽이 부풀고,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누워서 쉬면 괜찮아지고, 탈장 부위를 누르면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탈장이 진행되면 탈장 주머니(볼록 튀어나온 혹)가 점점 커지고, 빠져나온 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해 염증ㆍ유착을 생겨 아프게 된다. 특히 빠져나온 장이 복벽 틈에 끼면 장폐색이 될 수 있고, 그러면 오심과 구토, 복부 팽만,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로봇으로 탈장 수술하면 좋은 점은.
8㎜ 정도의 구멍 3개를 내 시행하는 로봇 탈장 수술은 미국ㆍ유럽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됐고, 국내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로봇 탈장 수술은 수술 중이나 후에 생길 수 있는 정관ㆍ신경ㆍ고환 혈관 손상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수술 부위가 작아 통증이 작고 회복이 빨라 환자 만족도가 아주 높다.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영상으로 수술 시야를 선명하게 확보할 수 있고, 로봇 장비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제한된 공간에서도 안정적이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특히 출혈도 거의 없고, 개복 수술해야 할 정도로 아주 큰 ‘감돈 탈장’ 같은 복잡 탈장이나 재발성 탈장 수술도 가능하다.
-탈장 예방은 어떻게 하나.
평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복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다만 운동을 무리하게 하다간 오히려 탈장이 생길 수 있어 몸에 맞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이 필요하다. 만성 변비일 때에는 복압이 높아지므로 채소ㆍ과일ㆍ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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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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