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유서 깊은 넵튠극장(Neptune Theatre)이 창설 100주년을 맞아 오는 16일 저녁 무료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에선 넵튠의 파란만장했던 100년 역사를 조명하는 영상과 밴드 공연이 펼쳐지고 극장 입구엔 원주민 예술가 조지프 세이머의 작품이 설치된다. 한 세기 전 이곳은 원주민 부락이었다.
워싱턴대학(UW) 옆에 ‘U-Neptune’이라는 첫 이름으로 문을 연 이 극장은 당시 ‘시애틀 교외의 최고 영화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안락한 1,000여개 객석에 조명과 환기장치가 완벽하고 남자 흡연실, 여자 휴게실, 공중전화실 등도 갖췄다. 최상의 영화만 상영하고 최고의 음악만 공연할 예정이라고 광고했다. 안내원들이 네덜란드 복장으로 손님을 맞았다.
하지만 단일 스크린인 이 극장은 곧 이름에서 U가 빠지고 흡연실도, 휴게실도, 화란 복장의 안내인들도 사라졌다. 심지어 영화 자체도 사라졌다. 영화관이 칼라TV에 손님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넵튠은 1970년대 한때 X등급 성인영화관으로 전락하는 등 반세기 이상에 걸쳐 여러 차례 폐관위기를 겪으며 주인도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러다가 1981년 랜드마크 시어터 그룹이 극장을 인수하고 시설을 일신한 후 영화를 한번에 2~3개 연달아 틀어주는 ‘레퍼토리 영화관’으로 전환하면서 대박을 쳤다. 하지만 90년대 보편화된 비디오테이프로 레퍼토리 영화관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넵튠은 1993년 다시 개봉관으로 전환했다. 랜드마크의 리스계약이 2011년 종료된 후 비영리기관인 시애틀 시어터 그룹(STG)이 이를 음악 및 코미디 전문공연장으로 개조해 현재는 영화 상영이 매우 드물다.
대학구의 NE 45가와 브루클린 Ave. NE 코너에 위치한 넵튠 극장은 주상복합건물의 1층에 자리하고 있다. 극장 외에 치과병원이 입주해 있었고 위층은 모두 아파트였다. 당시 “뉴욕 서쪽에서는 유일하게 독립 소독실을 갖췄다”고 광고했던 치과의사의 후손들이 지금은 시애틀 역사 건물로 지정된 고색창연한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이 건물은 최근 사운드 트랜짓 경전철의 UW 역 건설과 맞물려 한 때 철거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전철역은 한 블록 남쪽에 건설됐고 STG는 최근 72만달러를 들여 4개월간 극장의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 넵튠의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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