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석 연세암병원 유방외과 교수는“유방암 로봇 수술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유방암 수술로 인한 흉터가 최소화되면서 자연 가슴을 거의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1위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여성 암 환자 11만5,080명 가운데 2만3,547명(20.5%)이 유방암이었다. 다행히 유방암 5년 생존율이 93.3%로 매우 높다. 주로 40~50대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최근 20~30대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유방암 로봇 수술 전문가인 박형석 연세의료원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유방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유방암 수술은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고 유방 외형을 살리는 심미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며“로봇 수술은 흉터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자연 가슴 모양을 보존하기에 유리하다”고 했다.
-유방암이 국내 여성암 1위인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 자녀가 없거나 적거나, 늦게 첫 출산하거나,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이 많이 걸린다. 폐경 후 비만도 위험하다. 방사선 노출ㆍ고지방식ㆍ음주ㆍ환경호르몬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40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여성 유방암의 10% 정도는 유전 요인과 관련 있다. 대표적으로 BRCA1ㆍBRCA2 유전자 돌연변이다. 이 경우에는 비교적 젊어도 유방암에 노출되기 쉽고, 가족력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유방암을 완벽히 예방할 수 없지만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 여성은 1~2년마다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유방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유방암 치료의 첫걸음은 수술로 암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후에 약물 치료 등 다른 보조 치료를 실시한다. 외과 수술에는 유방을 모두 제거하는 전(全)절제술과 종양과 종양 주위 일부만 없애는 부분 절제술(유방보존술)이 있다.
유방암 로봇 수술은 절제술에서 기존의 큰 절개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방 외에 위치하고 팔에 의해 가려지는 겨드랑이나 옆구리 피부에 구멍을 내고 로봇 내시경 장비를 넣어 수술을 진행한다. 로봇 수술은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겨드랑이 부근을 2~6㎝ 정도 절개한다. 절개 부위에 로봇 팔을 넣어 병변에 접근해 암세포를 없앤다.
-유방암 로봇 수술의 장점을 꼽자면.
수술 절개 부위가 작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흉터가 적게 생기고 수술 후 통증도 줄일 수 있다. 또 카메라를 통해 더 나은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다관절 기능을 갖춘 로봇 팔로 섬세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절개 부위가 작다는 것은 특히 유방암 수술에서 돋보인다. 유방암을 로봇으로 수술할 때 가슴 아닌 부위에 수술 창을 낸다. 유방암 환자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가슴을 절제하는 것이다. 유방 절제술이 많이 발전해 유두를 보존할 뿐만 아니라 절개 부위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하지만 가슴에 눈에 띄는 흉터가 남는 것은 여전히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로봇 수술은 자연 가슴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기에 환자 만족도가 높다.
-유방암 로봇 수술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한국 로봇-내시경 최소 침습 유방 수술 연구회’는 2016~2020년 세브란스병원 등 전국 8개 대학병원에서 시행된 유방암 로봇 수술 환자 73명(82건)을 분석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지난해 국제 학술지인 ‘외과학 연보’(Annals of SurgeryㆍIF 10.13)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유방암 로봇 수술에 관한 국내 첫 논문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환자 사례를 담아 학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로봇 수술 82건 가운데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2건에 불과했다. 또한 로봇 수술 도중 유방 절제 방식으로 바꿔야 했던 수술은 단 1건도 없어 수술 안정성이 확인됐다. 미용적인 측면도 효과가 확인됐는데, 유두를 보존할 수 없었던 수술은 단 1건에 그쳤다.
국내 유방암 로봇 수술은 다른 로봇 수술보다 좀 늦은 2016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으로 시행됐다. 이제 5년이 넘어 집도의 술기(術技)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연세암병원에서 진행한 유방암 로봇 수술이 다른 수술보다 합병증이 덜 발생했고, 피부 절개 창을 줄여 유두 괴사율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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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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