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회식 횟수 줄이고 싼 마켓 이용
▶ 직장인들 같이 점식먹기도 부담스러워

물가 상승세의 영향으로 식당 음식 가격은 1년 사이에 5.8%, 식료품 가격은 6.4%나 치솟으면서 한인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소비 패턴의 변화가 일고 있다. [박상혁 기자]
“식당 갈 때마다 음식값은 오르고 마켓 갈 때마다 식료품 가격도 올라 겁날 정도다.”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맞벌이 주부 K모씨의 말이다. K씨는 최근 고물가 행진에 씀씀이가 팍팍해졌다. 지난해에 비해 외식비는 물론 식료품 구입비가 2배 정도 늘어났다. K씨는 외식 회수를 줄이고 식료품 구입도 가급적 가격이 싼 브랜드나 마켓을 이용하기로 했다. K씨는 “그동안 사 먹었던 김치도 귀찮고 어렵지만 직접 담가 먹기로 했고 비교적 가격이 싼 대형 할인매장을 이용해 식료품 구입 비용을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물가가 39년 만에 최대치로 뛰면서 밥상 물가도 덩달아 치솟고 있으면서 한인을 비롯한 미국인들이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외식 횟수를 줄이고 싼 가격을 찾아 마켓을 순회하는 등 ‘씀씀이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11일 CNN비즈니스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 가격과 식당 음식값의 상승으로 외식 비용은 물론 집밥을 해 먹는 비용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연방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11월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가격은 1년 사이에 6.4%나 상승했다.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승폭이다. 지난달 소고기 가격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20.9%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 밥상 물가의 급등세가 두드려졌다. 소고기뿐만 아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를 보면 식료품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있었다. 상추는 1년 전에 비해 6.9% 가격 상승이 있었고 과일 가격도 2.2% 인상됐다. 고기류 가격도 인상돼 돼기고기의 경우 2.2%, 스테이크와 갈비는 지난해에 비해 3.7%나 가격이 상승했다.
한인 H모씨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집에서 바비큐를 해 먹고 있는데 최근 들어 고깃값이 계속 올라 횟수도 줄였고 소고기 대신 삼겹살로 바꿔서 바비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가격이 좀 더 싼 브랜드의 구입이 늘어나고 월마트나 달러 트리, 코스트코와 같은 상대적으로 판매 가격이 싼 대형 소매체인에서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 L모씨는 “산 것도 별로 없는데 식료품 구입에 100달러를 넘기기 일쑤여서 여러 마켓을 전전해 가격 비교를 해 구매하고 있다”며 “아예 우유, 시리얼, 계란, 고기류 등은 코스트코나 월마트에서 세일 가격에 구입해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 인상 불길은 장바구니에서 식당으로 빠르게 옮겨 붙고 있다.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식당 음식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8% 올랐다. 이는 연방 노동통계국이 물가 조사를 실시한 1982년 1월 이후 1년 인상률로는 가장 큰 폭에 해당된다.
식당 음식 가격 급등세는 전 세계적인 물류 정체 현상 여파에 따른 공급난과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구인난의 영향 때문이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버티지 못한 식당들이 인상분을 음식값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한인타운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K모씨는 “점심값만 15~20달러여서 이제 직장 동료들에게 점심 같이 먹자거나 사 주겠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올랐다”고 푸념했다.
문제는 식당 음식값과 식료품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되면서 내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딱히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공급난과 구인난으로 인해 가격 급등세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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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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