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슬관절 수술 7만2,382건, 매년 늘어나며 빈도수 전체 7위
▶ 로봇수술, 정확성 장점 있지만 비싼 비용이 가장 큰 단점으로
#등산을 좋아하는 주영현씨(58·가명)는 최근 무릎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퇴행성관절염 말기 진단을 받았다. 갑작스런 수술 권유에 적잖이 당황했다. 특히 일반 수술에 비해 후유증이 적다는 로봇수술은 200만 원이나 비싸다는 설명을 들으니 더욱 선택을 주저하게 됐다. 더 나이가 들 때까지 물리치료와 주사를 맞으며 버텨볼까 고민 중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표적인 고령화 질환이다. 대개는 40~50대부터 무릎관절(슬관절) 연골의 노화나 마모로 인해 관절 파괴가 일어나면서 통증, 운동제한, 변형 등의 증상을 겪는다.
대부분의 환자는 약물요법, 물리치료와 체중감량 등의 초기 치료를 시도하다 말기 단계에 이르러 수술을 권유받는다. 손상이 심해 치료하기 힘든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슬관절 치환술은 통증을 없애고 관절기능 회복을 도울 뿐 아니라 변형된 관절을 교정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슬관절 치환술 시행건수는 7만2,382건으로 △백내장수술 △일반 척추수술 △치핵수술 △제왕절개수술 △담낭절제술 △충수절제술에 이어 7번째로 많이 시행됐다. 2016년 6만9,755건, 2017년 6만9,770건, 2018년 7만1,769건, 2019년 7만9,342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슬관절 치환술 시행건수가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3년간(2018~2020년) 통계를 살펴보면 슬관절 치환술 시행 건수는 12월(평균 1만2,603건)에 가장 많았고, 1월(1만2,304건)이 뒤를 이었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 혈관, 인대 등 슬관절 주변 조직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관절 속 관절액도 굳는다. 덩달아 관절 염증과 부종이 악화되고 통증이 심해지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슬관절에 시행되는 인공관절수술은 절개 범위가 넓고 인대·근육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난이도가 높다. 작년 건당 입원일수는 평균 20.4일로 전체 수술을 통틀어 가장 길었다. 환자 입장에선 선뜻 수술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퇴행성 골관절염 환자의 영상검사 소견과 통증 수준을 모두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엑스레이상 연골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뼈와 뼈가 맞닿는 관절염 말기 소견을 보이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생활습관 개선 등에 3개월 이상 반응하지 않는 경우 슬관절전치환술의 고려대상이다. 아무리 통증이 심해도 엑스레이상 관절염 소견이 심하지 않으면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시된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과 수술 후 통증조절·재활 분야가 발전하면서 과거에 비해 회복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다. 슬관절, 고관절 등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적은 절개로 출혈과 수술 후 통증을 줄여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로봇은 수술 전 단계에 환자의 3D 무릎 정보를 기반으로 개별 환자에 맞는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크기, 삽입 각도 등을 집도의에게 제시한다. 이러한 수치와 수술 중 무릎 연부조직의 상태를 고려해 집도의가 최종 수술계획을 정한다. 로봇이 환자의 축과 관절간격에 대한 수치를 실시간 집도의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정확한 절삭이 가능하다. 뼈를 절삭하는 과정에서도 집도의가 로봇팔을 잡는 방식의 협업을 통해 다른 부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신 질환이나 과거 골절의 후유증으로 관절외 변형이 심한 경우 골수강 내에 절삭 가이드를 넣지 않고 수술할 수 있는 로봇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 도입 움직임도 활발하다. 서울대병원에 이어 최근 한림대 강남성심병원도 고관절 전치환술과 슬관절 전치환술·부분치환술이 가능한 로봇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강남성심병원은 이달 중순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국내외 정형외과 의사들에게 로봇 인공관절 술기를 교육할 수 있는 ‘한림마코로봇교육센터’를 개소하고 본격 운영에 나섰다. 로봇 사용에 필요한 자격증 교육 외에 로봇수술 참관 기회와 관련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다만 비싼 비용은 로봇수술의 단점으로 꼽힌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으나 비보험이어서 무릎 한 쪽당 평균 약 2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환자들이 로봇수술 선택을 주저하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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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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