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채굴부터 돈줄까지 ‘전방위 봉쇄’
중국, 채굴·생산·돈줄까지 통제 강화…희토류 기술 유출 원천 차단 의도
▶ 원자력 등 핵심 산업 해외 상장 문턱도 높여, 외국인 경영 참여 금지·지분 보유도 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중국이 희토류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전면 금지한다. 희토류를 생산하는 초대형 국유기업 ‘중국희토그룹’을 공식 출범시킨 지 단 5일 만에 나온 강력한 조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희토류 채굴과 생산은 물론 관련 기업의 돈줄까지 틀어쥐며 사실상 ‘희토류 무기화’를 위한 제도적 발판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내년 1월 1일부터 희토류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원천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이 희토류 채굴 지역에 들어가거나 산업 관련 데이터 및 기술 정보에 접근하는 것도 차단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이 전기자동차와 전략무기 등에 쓰이는 필수 광물인 희토류를 언제든 무기화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을 촘촘히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의 37%(2020년 기준)가 중국에 매장돼있다.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보다 약 30배 많은 수준이다. 이를 이용해 중국은 매년 희토류 채굴 기업에 채굴량을 할당해왔다. 희토류 채굴 시 유발되는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채굴량 조절을 통해 수출량까지 통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이미 중국은 지난 22일 중국알루미늄그룹·중국우쾅그룹·간저우희토그룹 3곳과 국유 연구기관 2곳 등 총 5개 기관을 통폐합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유 희토류 기업인 중국희토그룹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 매머드 기업의 대주주(지분율 31.21%)도 국가 기관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인데 이 위원회를 통해 희토류 생산 과정 전반의 통제권을 거머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금지 조치’를 내려 외부 세력과의 단절을 도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미국과 호주 등은 희토류의 대중(對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실을 깨기 위해 희토류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입해왔다. 실제로 2월 미 국방부는 텍사스주 남부 공업지대에 희토류 처리 가공 시설을 짓기 위해 호주 희토류 업체 리나스에 3,040만달러를 지원했다. 호주는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희토류 탐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2010년 98%에서 지난해 58%로 쪼그라들었다. 올 6월에는 미국과 호주·캐나다가 공동으로 희토류 광산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와중에 희토류를 활용 가능한 카드로 확보하고 중국의 희토류 장악에 맞선 서구권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기 위해 이번 조치를 강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차하면 ‘첨단 산업의 쌀’로 비유되는 희토류를 자원무기화해 중국의 발언권을 키우겠다는 의중이 감지된다.
희토류뿐 아니라 중국은 자국 핵심 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한 방안도 잇따라 내놓았다.
이날 중국 상무부와 NDRC는 내년부터 원자력과 언론·통신 등 외국인의 투자가 금지된 ‘네거티브 리스트’에 오른 기업이 해외 상장을 추진할 경우 규제 당국의 사전 심사를 받도록 했다. 또 해당 기업의 해외 투자자들은 경영에 참여할 수 없으며 해외 투자자의 총지분이 30%를 넘어서도 안 된다. 해외 투자자 한 명이 소유할 수 있는 지분도 최대 10%로 제한된다. 샤하이룽 선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중국 기업들은 지금껏 해외 상장에 아무런 장애물도 없었으나 이제는 훨씬 엄격한 심사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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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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