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부터 비극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저소득층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던 80대 한인 노인이 숨진 지 2주가 지나서야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작년 성탄절 연휴 즈음에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 노인은 자녀가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결국 부패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코로나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들면서 다들 지치고 힘들지만 가장 고립된 계층이 노인, 그 중에서도 혼자 살고 있는 독거노인들이다. 그러잖아도 외로움이 깊은 노인들은 팬데믹 이후 지금껏 시행되고 있는 격리와 거리두기로 인해 갈수록 고립되어가고 있다. 특히 건강이 좋지 않아 면역체계가 약한 고령자들은 감염의 위험 때문에 외출이 어렵고, 가족과 지인들조차 자주 만날 수가 없기 때문에 외부와 단절된 채 소외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고립은 모든 연령층에 해롭지만 노인들에게는 특히 건강의 적이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물론 치매, 심장질환, 뇌졸중 등 육체적 질환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많은 연구 결과 나타났다. 최근 유럽과 아시아 7개국의 12개 연구에 포함된 2만1,666명의 데이터를 연구한 결과, 혼자 사는 55세 이상의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30% 더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미주지역 한인노인들은 특히나 언어장벽과 문화 등 또 다른 외부 조건이 더해져 고충이 더욱 심하다.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수다. 전화 안부나 방문, 정기적인 식사와 모임을 갖는 것이 독거노인들에게는 일종의 생명줄이 될 수 있다. 홀로 사는 노부모는 물론 고령의 친지들에게 자주 전화해 안부를 묻고 방문해서 약품이나 식품 구입 등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성의가 필요하다. 그런 소통이 상호유대감을 높임으로써 노인은 물론 자신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족의 관심뿐 아니라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독거노인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인 사회봉사단체들이 노년층 정신건강 상담, 자살예방 핫라인 운영 등 노인들을 배려하는 프로그램 운영에 보다 적극적이기를 바란다. 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해 노인들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를 위해 이민 와서 온갖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부모세대, 이제는 자녀들이 노부모의 여생을 챙겨야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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