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한인회 연합단체지만 내분으로 갈라졌던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와 미주한인회장총연합회(이하 미한총연)의 총회장들이 모여 통합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지난해 미한총연이 미주총연과 통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미주총연 측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통합은 커녕 또 다른 분쟁과 논란만 일었었기 때문에, 이번엔 과연 무사히 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까하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잇다.
본래 총연이라는 단체에 관심이 적은 젊은층은 물론, 장년층에서도 오랜 분열과 논란으로 거듭 실망을 안겨 온 미주총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지 오래다. 그러나 전국 단위 한인회 연합으로 중요한 역할이 있는 총연의 정상화는 한인사회를 위해 반드시 해결되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미주총연에서 미한총연이 분리 독립했고, 지난해 미주총연이 또 다시 내분으로 2개 그룹으로 갈라져 총회장을 각각 선출했다. 3개 그룹으로 나눠져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 3개 그룹 총회장(미주총연 김병직 총회장, 국승구 총회장, 미한총연 서정일 총회장)들이 지난12일 통합 합의문에 서명한 상황이다.
지난 번과는 달리 각 대표들이 직접 공식 석상에 나와 서명했고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를 포함한 다수의 증인 서명도 있어 드디어 통합이 이뤄졌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아직 통합이 확정됐다고 볼 순 없는 상황이다. 2023년 12월31일까지 임기로 김병직, 국승구씨가 공동총회장, 서정일씨가 이사장을 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는데, 공동총회장 체제나 임기가 기존 회칙과 달라 총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총회장들의 설명이었다.
다시 말해 오는 19일 덴버에서 열리는 ‘통합 총회’에서 총회 참석자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합의한 총회장들도 아직은 통합이 완전히 이뤄졌다고 볼 수 없으며, 인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거 절차를 통해 뽑은 대표들의 결정인 만큼 합의를 존중 및 동의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냥 나눠먹기식이다, 한쪽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등의 잡음이나 반대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공동총회장 체제로 간다면 과연 충돌이 없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합의를 이룬 총회장들은 “통합을 위해 현재로선 이러한 방법이 최선이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서로 협력해 총연을 이끌어 가겠다며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국승구 총회장은 “분열로 인해 많은 오점을 남겼고 다시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자는 공감대 속에 합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병직 총회장은 “앞으로 총연이 동포사회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총연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정일 총회장은 “분열로 인해 그동안 시간과 비용 낭비가 컸다”면서 “앞으로 총연이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과거 분쟁이 선거와 관련해서 일어났던 만큼 선거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회칙도 개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참고로 통합 후 단체 명칭은 먼저 있던 단체인 미주총연으로 할 예정이다.
총연은 분열로 인해 지난해 출범한 세계한인회총연합회에서 제대로 된 자리도 얻지 못하고 있고 미주 지역의 위상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주 한인들의 권익을 위해 뛰어야 할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엔 무사히 통합이 이뤄지고 또 다시 낭비적인 분쟁이 생겨나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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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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