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제재카드 꺼내자 ‘중국=친러’ 불식 시도하며 제재반대 여론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측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중국이 전쟁과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 안후이성에서 람타네 라맘라 알제리 외무장관과 회담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잇달아 전쟁과 제재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알제리를 포함한 몇몇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유엔 총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것을 거론하며 "기권하는 것도 하나의 태도"라며 "그것은 평화에 기회를 주는 것이자, 전쟁과 제재를 사용해 분쟁을 해결하는데 찬성하지 않는 것이며, 일종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지역 및 국제사회 핫이슈에 대처할 때 전쟁과 제재만이 유일한 옵션이 아니며, 대화와 협상이 근본적 해결의 길이라는 것이 모두의 보편적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제재 반대'는 중국이 이번 사태 내내 강조해온 것이다. 처음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한다는 차원이었으나 최근 미국이 러시아를 도울 경우 중국도 제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제재 문제는 중국에게도 '발등의 불'이 됐다. 지난 18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영상 통화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경우 전세계적인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하자 중국은 제재 반대를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더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왕 부장이 국제문제 해결 수단으로서의 전쟁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대목이다.
왕 부장이 '침공'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분쟁 해결을 위해 전쟁 수단을 쓰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대목은 다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읽혔다.
그동안 러시아의 침공을 '침공'으로 규정하지 않았던 중국 입장에 비춰볼 때 점점 심화하는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규탄 여론을 의식한데 따른 입장 조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결국 앞으로 중국은 전쟁과 제재에 모두 반대함으로써 사실상 러시아를 두둔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적 시선을 완화하는 동시에, 점점 자국을 향해 다가오는 미국의 제재 예봉을 꺾는 쪽으로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또한 왕 부장은 모든 나라의 주권 독립과 및 영토보전은 항상 존중돼야 하며,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왕 부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북미와 유럽의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동진(東進)에 대한 반성 필요성을 거론함으로써 러시아를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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