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군, 마리우폴 등 폭격 지속… 민간인 희생 속출
▶ 젤렌스키 “푸틴, 어떤 형태로든 만나자” 담판 강조, 러 “우크라에 협상 초안 넘겼다… 내용은 공개 불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최후통첩에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고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전의가 타오른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 방어에 전략적 요충지인 마카리브를 탈환했다. 러시아군은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거주지역을 집중타격하며 압박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새벽 치열한 교전 끝에 러시아군을 키이우 외곽 마카리브에서 철수시켰다.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48㎞ 떨어진 마카리브를 탈환한 우크라이나군은 주변 고속도로를 통제하면서 러시아군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부차, 호스토멜, 이르핀 등 키이우 인근 다른 지역들은 러시아군이 일부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는 높아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이행할 수 없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거듭 밝힌 뒤 마카리브를 탈환하는 승전보를 올린 덕분이다.
올렉시 아레스토우이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은 자살행위”라며 “교전은 2~3주 안에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투항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은 물론 키이우, 제2도시인 동부 하르키우 등 어느 영토도 포기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우크라이나군은 막심이란 이름의 11세 소년이 통행금지령을 어기고 키이우 외곽 보리스필의 부대를 찾아와 자원입대를 신청했지만, 부모에게 돌려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군도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21일 하루 동안 300발 이상의 미사일을 쏘아댔다”고 밝혔다. 이날도 마리우폴과 하르키우, 수미, 체르니히우 등 주요 도시에서는 러시아군의 폭격이 이어졌다. AP에 따르면 특히 마리우폴은 도시의 90%가량이 파괴됐고, 대부분의 건물이 전소됐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여전히 우리 군대가 도시를 방어하고 있으며 아조프해에서 러시아 경비정 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마리우폴의 민간인 희생자는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마리우폴 시 당국은 15일 기준 적어도 2,300명이 사망하고 시신 일부만 집단묘지에 묻혔다고 밝혔는데, 이후 희생자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 평화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떤 형태로든 만나야 한다”며 정상 간 담판 회담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 방송사 서스필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재차 밝히면서 “저들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어디까지 준비돼 있는지 만나지 않고는 정확히 이해하기가 불가능하다”며 회담을 촉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최근 진행 중인 평화협상과 관련해 러시아 측 입장을 담은 문서 초안을 우크라이나에 건넸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2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요구 사항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입장은 구두로 명확하게 설명했을 뿐 아니라 문서로 명백하게 공식화했다”며 “필요한 모든 초안 문서는 이미 며칠 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문서를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세부 사항이 공개되면 협상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그럴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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