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주 오스틴 외곽 100도 더위에 질식 추정
▶ 구조 10여명도 위독

경찰과 이민당국 수사관들이 27일 샌안토니오 외곽에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대형 트레일러 인근 출입을 통제하고 수사하고 있다. [로이터]
27일 오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 남서부 외곽에 주차된 대형 트레일러 안에서 시신 수십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CNN 등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소방 당국은 철도 선로 옆 수풀가에 있던 트레일러에서 시신 46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27일 샌안토니오의 기온이 화씨 104도(섭씨 40도)에 달하면서 트레일러에서 고온 속에 질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사한 과거 사고 사례로 유추해 볼 때 트레일러 내부 온도는 무려 화씨 172도(섭씨 78도)를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사망자를 제외하고 어린이 4명을 포함한 16명이 온열질환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5명이 숨져 총 사망자는 51명으로 늘었다.
병원에 따르면 고열과 탈수 증상을 보인 일부 환자들은 위독한 상태여서 희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찰스 후드 샌안토니오 소방서장은 이들 몸이 만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탈수 상태였으며 트레일러 내부에는 식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윌리엄 맥매너스 샌안토니오 경찰서장은 트레일러에 있던 이들은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중남미 이주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국적별 사망자 현황은 멕시코 22명, 과테말라 7명, 온두라스 2명이라고 밝혔다.
트레일러는 1990년대 초 샌디에고와 텍사스 엘파소 등지에서 미 이민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자 새로운 밀입국 수단으로 부상했다고 AP는 설명했다. 이런 차량에서는 땡볕 아래 내부 온도가 크게 올라가 탑승자가 위험 속에 방치되기 쉽다.
이날 발견된 문제의 트레일러는 냉장용 차량이었으나 냉장 장치가 작동한 흔적은 없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최근 텍사스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뻗은 미 남부 국경을 넘어가려는 이들의 숫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연방 관세국경보호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7만여명, 2020년 45만여명이던 불법 이민자는 지난해 170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도 벌써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당국은 하루에 최소 1만8,000명이 남부 국경을 통한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미등록 이민자 대다수는 멕시코,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지에서 몰려온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번 사건이 최근 수년 이래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와 관련해 최악의 사망 사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017년에는 샌안토니오 월마트에 주차돼있던 트럭에 갇혀있던 이주자 10명이 사망했고, 2003년 같은 도시에서 찜통 같은 트럭에서 1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