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철수씨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83년 이철수씨가 풀려날 때 모습으로 가운데가 이철수씨, 오른쪽은 당시 이철수씨 석방운동을 주도했던 유재건 변호사, 왼쪽은 이돈응 당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최근 급증한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항해 아시아태평양계(AAPI)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철수씨 사건을 재조명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9일 SF 로시 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이철수에게 자유를(Free Chol Soo Lee)’을 관람한 관객들은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줄리 하와 유진 이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다큐멘터리 상영은 20일, 21일에도 이어졌다.
이 다큐는 고 이철수씨가 1973년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에서 발생한 갱단 살인사건의 살인 누명을 쓰고 복역하던 중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사회운동이 일어나 약 10년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실화를 다루고 있다.
당시 이씨와 관련 없는 갱단 일원이 거리에서 총에 맞아 숨진 나흘 뒤 당국은 소년원 수감 전력이 있던 이씨를 체포했다. 이듬해 그는 백인 목격자의 부실한 증언만을 토대로 1급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는데, 그때 그의 나이는 21살에 불과했다.
무기수로 복역 중이던 이철수씨는 1977년 감옥에서 백인 나치주의자 갱단원을 살해하면서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이씨의 정당방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에서 1973년 살인사건을 재조사하면서 결국 이철수씨의 무죄가 밝혀져 1982년 무죄가 선고되었고 1983년 3월 석방되었다.
‘이철수 사건’은 1989년 미국에서 ‘진정한 신뢰자(True Believer)’라는 타이틀로 영화화도 되었으나, 실제 사건 조명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후 이철수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Free Chol Soo Lee)’이 2022년 1월 28일 개최된 제38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철수 구명운동을 벌인 이철수 구명위원회 관계자들을 포함해,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과 광범위한 자료들을 수집하여 제작해 ‘이철수 사건’의 진상과 역사적 진실을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줄리 하 감독은 이날 “이철수 구명운동은 특별한 운동이었다”면서 “젊은 아시아계 활동가들만 아니라 1세대 한인 이민자들, 교회에 다니던 할머니들까지 동참시킨 운동으로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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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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