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상승 둔화폭 적어…연준 ‘속도조절’ 기대 꺾여
▶ 내주 0.75%p 인상 확실시…‘경기침체’ 우려 더 커져

13일 인플레 수치 충격에 주가가 폭락하자 뉴욕증시 직원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발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지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 시장은 연준이 9월 금리인상 폭을 최소 0.75%포인트부터 고려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꺼번에 1%포인트를 올릴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13일 연방 노동부에서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올라 전문가 전망치 8.0%를 상회한 것이 발단이 됐다. 최근 유가 하락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이 뚜렷하게 둔화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예상이 깨진 것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이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연준이 전체 상승률보다 더욱 주목하는 이 지표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7월(0.3%)의 두 배가 됐다는 소식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게 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제롬 파월 의장의 지난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시작으로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쏟아진 직후에 나온 최악의 결과여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은 확정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9월 0.75%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을 86%로, 그보다 낮은 0.5%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을 14%로 각각 예상했으나 8월 CPI 발표 후 0.5%포인트 가능성은 ‘제로’(0)가 됐다.
대신 전날까지 0에 가까웠던 1%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이 오후 3시50분 현재 32%로 갑자기 치솟고, 오히려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68%로 내려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지면서 연준이 오는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올리는 것은 물론 향후 몇 달간 큰 폭의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이처럼 급격한 금리인상은 결국 미국의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동시에 최근 며칠간 살짝 반등하는 뉴욕증시에도 커다란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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