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낮 12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
수십층짜리 건물로 둘러싸인 이 광장 한편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3명의 젊은 여성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한 할머니가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쪽에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의 이 아픈 역사가 잊히는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에 끌려가 성적 착취를 당한 위안부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동상이었다. 3명의 여성을 바라보고 있는 할머지는 31년전 위안부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린 김학순 할머니였다.
오후 1시쯤 위안부 기림비 앞에는 150여명의 사람들로 꽉 찼다. 올해는 미국 대도시에서는 처음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지 5년이 되는 해였다.
이 기림비는 2017년 9월 건립됐다.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샌프란시스코 의회에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돼 가능했다.
김진덕·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이 건립에 앞장섰고, 중국과 필리핀 등 13개 커뮤니티도 동참했다. 2019년 8월에는 남산에 '서울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이곳에 거주하는 많은 한인들이 참석해 위안부 기림비 건립 5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몬트레이 베이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참석했다는 고하린(22) 씨는 "한국에서는 수요집회에 참석하곤 했는데, 미국에서 기림비를 보니 또다른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기림비 건립에 힘을 보탠 중국계 미국인 중심의 위안부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와 필리핀인들도 자리를 채웠다.
또 기림비 건립에 도움을 준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와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의원 8명들도 참석했다. 현지 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미 앨라배마주에서 온 비비안(74) 씨는 "이곳을 지나가다가 동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과거에 잔인한 일이 있었고 여성들이 성노예처럼 취급을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행사는 기림비에 대한 헌화와 묵념을 시작으로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직도 과거 역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과 인간의 인권이 짓밟혀서는 안된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참석자들은 위안부 기림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힘없던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한일 재단 대표는 "5년 전 13개 커뮤니티가 힘을 합쳐 오늘의 기림비가 세워졌다"며 "아픈 역사가, 위안부 여성들의 희생이 잊혀져서도, 잊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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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말입니다 일본에게 사과를 듣고 싶고 그들을 우리가 잘사는게 질투나게 만들려면 통일해 이본 보다 더 더 잘 사는것외에 별 도리가 없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고런데도 어떤 이들은 통일은 아니된다고 하니 70년 넘게 맨날 쌈박질이니 이것참 할말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