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참사 원인은?
▶ 좁고 가파른 언덕길에 수만 인파 몰리며 뒤엉켜
29일 밤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데는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엄청난 인원이 몰린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핼로윈 파티를 즐기려고 이태원에 모여든 인파가 한꺼번에 경사진 좁은 골목을 가득 채우면서 누구 하나 손쓸 새 없이 순식간에 당했다는 것이다. 3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핼로윈을 앞둔 토요일 밤 ‘핼로윈의 상징’과 같은 이태원은 수만 명이 한꺼번에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뒤편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이태원로로 내려오는 좁은 골목길이다. 해밀톤호텔 옆 좁은 내리막길로 길이는 45m, 폭은 4m 내외다. 성인 5∼6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넓이로 계산하면 55평 남짓에 불과하다.
번화가와 대로변을 잇는 골목이다 보니 세계음식거리 쪽에서 내려오는 인파와 이태원역에서 나와 이들과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동선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지점의 폭은 3.2m로 유난히 좁았다. 설상가상 이 길의 한쪽은 해밀톤호텔의 외벽이어서 사람들이 피할 틈이 없었다.
현장에 있었으나 참변을 피한 생존자들은 공통으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가 갑자기 누군가 넘어지면서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은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나 결정적 계기를 특정하기보다는 그저 “순식간이었다”고 표현했다.
비탈길 구조도 사태를 키우는 하나의 원인이 됐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경사로에서 누군가 넘어지고 밀려 나가기 시작하면 수습이 안 된다”며 “도로의 물리적 구조 자체도 이런 참사가 벌어지는 데 일부분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압사사고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고 힘이 부족한 여성에 피해가 집중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154명 중 여성이 98명이다. 이들은 순식간에 넘어져 빠져나오지 못한 채 상당 시간 깔려 있다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압박으로 인해 가슴이 눌리면서 숨을 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