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추진해 온 독립 찬반 투표에 대해 영국 정부 동의 없이 실시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스코틀랜드는 즉각 반발하며 또 다른 합법적 수단을 찾겠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이날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를 영국 정부 동의 없이 단독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전원일치로 판결했다. 로버트 리드 대법원장은 “1999년 스코틀랜드 의회 설립 근거 법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의회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간 관계 등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며 “두 정부 간 합의가 없으면 스코틀랜드 의회는 국민투표를 위한 입법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한 ‘투표 결과는 권고사항일 뿐이고 법적 효과가 없다’는 스코틀랜드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내년 10월 19일 독립 투표를 추진하려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인 니컬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은 기자회견에서 “스코틀랜드인들이 의지를 밝힐 수 있는 다른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수단을 찾겠다”며 “2025년으로 예정된 다음 총선이 사실상 독립 투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판결 후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들은 대거 시위에 나섰고, 잔류 지지자들도 맞불 집회를 열었다.
앞서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는 찬성 45%대 반대 55%로 부결됐다. 그러나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독립 지지 여론이 늘어나는 추세다. 스코틀랜드에선 유럽연합(EU) 잔류 의견이 다수였음에도 인구가 많은 잉글랜드의 투표 결과에 따라 탈퇴하게 됐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운명이 잉글랜드와 보수당 정부에 의해 좌우된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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