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진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지선 21곳 중 16곳 야당에 내줘
▶ 장완안, 최연소 타이베이 시장에 반중 피로·민생 실패에 표심 외면
대만 지방선거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이 참패하면서 고조됐던 양안(중국과 대만) 간 긴장감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평화와 안정을 앞세우며 민생 이슈에 주목한 야당이 ‘반중’ 노선에 치중했던 여당을 압도함에 따라 패배에 책임을 지고 차이 총통은 주석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선거 결과가 2024년 차기 총통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국을 향한 대만의 입장 변화와 대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 변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26일 차이 총통의 중간 평가로 불린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대패했다.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진당은 21개 현·시 중 5곳에서만 승리했다. 제1 야당인 국민당이 13곳을 차지했고 무소속 2곳, 또 다른 야당인 민중당이 1곳에서 각각 이겼다.
특히 국민당은 6개 직할시 중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해 신베이·타오위안·타이중 등 4곳에서 승리했다. 민진당은 타이난과 가오슝을 가져오는 데 그쳤다. 대만 연합보는 민진당이 창당 36년 이래 지방선거에서 최대 참패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지방선거 패배를 확인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와 대만 국민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즉시 당 주석직에서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통직은 유지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차이 총통과 집권당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경합이 가장 치열했던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대만 초대 총통인 장제스의 증손자 장완안(43)이 최연소로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앞세워 중국과 온건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양안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닫는 불확실한 상황에 민생경제와 코로나19 방역 등 현실 생활의 중요성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 결과는 2024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는 민진당과 차이 총통에게도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은 선거 유세 기간 ‘항중보대(抗中保臺, 중국에 맞서 대만을 보호하자)’를 외치며 반중 심리를 자극했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봤다.
AP통신은 “차이 총통이 중국 위협론에 집중한 사이 국민당은 타이중의 대기오염, 타이베이 기술 허브의 교통 체증, 코로나19 백신 구매 전략 등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선거 승리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자오춘산 대만 탄장대 대륙연구소 명예교수는 “대만의 젊은 세대는 양안 관계 급랭, 중국의 8월 대만해협 군사훈련 등을 지켜보며 ‘항중’으로 더 이상 대만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대만이 전쟁터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대만 독립을 반대한 민심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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